<여론마당>건축물 설치작품 건물 내부에 전시해야 관리 제대로 돼

지난 24일자 문화일보에 실린 ‘지자체 건축물 설치 작품 수난’제하의 기사를 보면 지자체에서 설치한 공공미술품이나 건물 주변 미술작품 등에 법적으로 사후관리가 명시돼 있지 않아 쓰레기통이 되거나 흉물스럽게 변해 골칫거리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양현미 상명대 교수는 ‘공공미술 활성화를 위해서는 설치와 사후관리, 향유단계 3개가 맞물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본인은 서울시 미술작품 심의위원 경력자로서 다음과 같은 개선책을 제언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건축물 신·증축 때 의무적으로 설치한 미술품들을 보면 대단히 죄송한 의견이지만 ‘제대로 값어치가 나가는 작품들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그저 마지 못해 건축 허가, 승인을 받으려니 할 수 없이 몇 푼 내놓고 구매한 것과 진배 없다 할 것이다.

또한 개인 건축물의 경우가 이러하다 해도 공공기관의 미술품들은 달라야 할 텐데 심의할 때 보면 그게 그거다.

왜 그럴까? 현실적으로 건축물을 세울 땐 건축주, 설계사, 시공사 등 소위 사업자들이 건축을 주도하다 보니 미술작품은 그저 건축비의 일부로밖에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며 관계기관에서 아무리 엄정하게 심의한다 한들 심의받기 위해 제출된 작품들 중에서 골라야만 하는 현실을 어찌 개선할 수 있단 말인가?

근래 지어지는 대형 건축물을 보면 입구 홀이 매우 넓고 시원시원하다. 그곳에 제대로 된 공예작품들을 설치하거나 별도 전시대에 보관 전시한다면 건물도 더 돋보일 텐데….

그 동안의 사례에서 보듯 공예품 가치가 떨어진 것을 보았는가?

이제부터라도 값나가는 작품, 제대로 된 작품 위주로 건물 내부에 설치해 나간다면 관리를 잘하지 말라 해도 서둘러 관리하고 귀하게 여길 것이라고 본다.

이칠용·한국공예예술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