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된 건물 ‘친환경’개조로 임대수입 32배 ↑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국유재산기획실 직원들이 80년 된 노후 건물이었다가 15층짜리 에너지절약형 민관복합빌딩으로 변모한 ‘나라키움 저동빌딩’ 모형물을 보며 향후 국유개발지 개발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정부의 재정수입 증대가 ‘발등의 불’이 된 상황에서 개발, 매각, 임대를 통해 경제적 활용이 가능한 국유일반재산이 주목받고 있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국유일반재산은 여의도 면적의 55배에 이르는 459㎢(61만 필지)에 달한다.

재산가치는 18조5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고수입 증대 5조 원대 돌파에, 위탁개발 수행, 일반인 투자가치 측면에서 조명을 받고 있는 국유일반재산의 현황과 미래를 살펴본다.

국유재산 가운데 매각, 임대재산 발굴과 업무프로세스 개선, 무단점유 재산관리 강화를 통해 캠코가 국고 수입 증대에 기여한 규모가 5조5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처분해 재정 수요를 충당하거나 유지·보존에만 매몰됐던 국유재산 정책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일 캠코에 따르면 1997년 국유재산관리를 위탁받은 이후 국고에 납입한 수입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조5057억 원을 기록했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 3206억 원에 그쳤으나 이후 2008년 5104억 원, 2011년 8161억 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처음 1조 원(1조376억 원)대를 넘어서 탄력이 붙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캠코는 이 과정에서 지난해 기획재정부 소관 국유일반재산관리를 전담하게 됐다. 국유재산관리 36년 만의 일로, 기재부가 국유재산 관리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통일된 재산관리를 위해 캠코와 지방자치단체로 이원화돼 있던 관리기관을 캠코로 일원화했다.

국가가 소유한 일반재산은 총 2만4057㎢로 전 국토(10만148㎢)의 24.0%, 여의도 면적의 2837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 청사·관사·학교 등 공용재산과 도로·하천·제방·항만 등 공공용 재산, 기업·보존용 재산 등의 행정재산이 96%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경제적 활용이 가능한 일반재산으로 분류된다.

정부의 국유재산 관리정책을 보면 광복 이후 1976년까지는 재정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처분 위주, 1977년부터 1993년까지는 유지·보존에 신경 쓴 소극적 관리에 머물렀다. 이후 1994년부터 적극적 관리로 돌아섰다. 캠코 관계자는 “기재부가 지난해 6월 19일 국유일반재산 관리기관을 캠코로 일원화해 전담시킨 것은 재산관리의 전문성을 인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캠코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국유재산 일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반재산 27만 필지를 대상으로 전수실태조사를 실시해 풍부한 재산조사 경험을 쌓았다. 또 유휴행정 재산관리로 사업영역 확대, 국유재산 위탁개발 등을 통해 부동산 개발의 전문성을 축적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캠코가 도입한 고해상도 항공 영상과 국유재산관리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선진 시스템은 출장비, 인건비를 절감하고 국유지 실태조사와 재산관리를 효율적으로 펼치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실제 캠코가 국유재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2004년부터 수행한 11건의 사업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명동 남대문세무서를 15층짜리 에너지절약형 민관복합빌딩으로 탈바꿈시킨 ‘나라키움 저동빌딩’과 정부부처와 민간기업의 업무시설로 변모한 ‘나라키움 대전센터’, 서울 삼성동 나대지를 250억 원 가치를 지닌 2동의 친환경 첨단빌딩으로 바꾼 것을 꼽을 수 있다. 모두 캠코가 나대지에 자체 자금으로 건물을 짓고 국가에 귀속시킨 후 임대료와 분양 등의 수입으로 개발비를 회수하고 있다.

이런 효과로 위탁개발제도 착수 전 2억3000만 원이던 임대수입은 개발 후에 73억9000만 원으로 32배, 재산가치는 898억 원에서 2511억 원으로 2.8배, 평균 용적률은 41.7%에서 207%로 5배 이상으로 뛰었다. 올해 10월과 내년 5월에도 각각 이 방식을 활용한 세종시 이전 출연연구기관 청사와 세종시 공무원 통합관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허철 캠코 국유재산기획실장은 “지자체와 비교한 국고수입 대비 지출비용, 대장가액 대비 국고수입비율 모두 압도했다”면서 “국유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12년 정부가 출범시켜 1조 원 규모로 관리·운용되고 있는 국유재산관리기금의 수탁관리자로 캠코가 지정된 것도 관리 효율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금 재원은 국유재산 임대료, 매각대금, 변상금 등으로 충당되며 캠코가 조달한 재원은 각 부처의 청사와 관사 등 공용재산, 정부 비축토지 등을 공급·비축하는 데 쓰인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