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수출 도우려 아프리카까지 달려간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학(가운데)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이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사동에 위치한 태백하이텍을 방문해 회사 관계자로부터 제어계측기기 및 반도체 테스트 장비의 작동원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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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성경책 수출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수출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이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나이지리아, 케냐 등 해당 국가의 신용도가 낮고 수입자의 신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수출계약을 진행하기 쉽지 않다.”(이재환 신우프레스 대표)

“최근 아베노믹스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환율변동이 경영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했다. 콘택트렌즈를 잘 만들어 팔아도 환율로 인해 손실을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박화성 지오메디칼 대표)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사장이 최근 중소·중견기업을 방문해 해외 수출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결과 이 같은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현장중심 경영’을 목적으로 최근 공사를 현장중심 조직으로 개편하기로 한 김 사장은 솔선수범해 시간만 나면 중소 수출기업을 자주 찾고 있다.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반영해 도입한 단체보험, 글로벌 성장사다리프로그램, 금융기관 협약보증 도입 등으로 공사의 중소·중견기업 무역보험 지원실적과 이용 업체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무역보험 지원실적은 전년대비 6조4000억 원(21.7%) 증가한 35조9000억 원에 이른다. 이용업체 수도 25.7% 증가했다. 올해 역시 전년보다 11% 증가한 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대통령 주재 제1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해외 수출 확대 정책을 내놓은 것과 맞물려 공사도 중소·중견기업 지원 강화에 역점을 둔 결과다.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수출에 가장 큰 장벽은 현지 업체의 신용도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다. 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에 현지어로 된 성경을 수출하고 있는 신우프레스는 올해 수출 목표가 2000만 달러에 이르는 중견기업이지만 최근 아프리카의 수출계약을 위한 현지 기업의 신용도 파악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때마침 공사의 ‘모바일 K-오피스’ 서비스를 통해 지원을 받고 큰 걱정거리를 내려 놓았다.

모바일 K-오피스는 공사 직원이 직접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현지에서 수입자 대표와 면담하고 영업현황을 파악하여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무역보험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어 관련 중소기업들에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완전보장 옵션형 환변동보험도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대금 결제 시 환차손 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공사는 환율 상승 시에도 이익금 납부의무를 면제한 완전보장 옵션형 환변동보험을 출시해 엔저 피해 기업 등 중소기업의 환율변동위험 관리지원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한국무역협회,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과의 보험료 지원을 합의해 중소·중견기업의 비용부담을 크게 축소했다. 공사는 올해 환변동보험을 전년대비 8000억 원 증가한 2조5000억 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국내 8만8000개 수출기업 중 수출 100만 달러 이하 영세 수출기업이 7만3000개이며, 이 중 무역보험 수혜를 입고 있는 기업은 1만 개 수준으로 13%에 불과하다”며 “아직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무역보험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로 파악하고, 정부가 국가 예산을 들여 보험기금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