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범 절반 보전금 반환 안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선거사범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국민 세금으로 지원받은 선거보전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적극 환수에 나서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반환 대상자 명단 공개조차 꺼려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선출직 공직자 중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국가에서 지원받은 선거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114명 가운데 44.7%인 51명이 현재까지 돈을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모두 190억 원의 반환 대상 선거보전금 가운데 현재까지 43억 원만이 반환된 상태이며 나머지 147억 원 중 23억 원은 재산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징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선 후 무효형을 받은 93명 중 38명이 현재까지 선거보전금을 반환하지 않아 환수되지 않은 선거보전금이 20억65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교육감 선거에서는 당선무효형을 받은 사범 중 단 한 명도 전액 반환하지 않아 무려 86억400만 원의 보전금이 돌아오지 않았다.

앞서 2008년 지방선거도 10명의 반환 대상 선거사범 중 3명(4억2700만 원)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선거보전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경우 돌려받은 기탁금과 선거보전금 등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반환해야 하지만 미리 재산을 다른 곳에 숨겨두는 경우 선거보전금 반환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개인의 명예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환 대상자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아 선거보전금 반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은 “세금 고액체납자 명단은 공개하면서 선거사범만 명예훼손을 이유로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