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AI원인 놓고 부처간 엇박자… 공조부실로 초기방역 허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지난 2월 26일 병원 연구실에서 신종플루 백신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우리나라 방역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이번을 포함해 5차례 발생한 AI 등을 거치면서 시스템을 많이 갖췄습니다. 그렇지만 신종 전염병에 대한 완벽한 방역체계는 없습니다. 다만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겁니다. 전염병 감시 체계, 공항의 검역, 의료기관의 환자 진료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고,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관이라는 전문가가 자문을 하고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겁니다. 지난해 SFTS나 H5N8는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어디서 시작됐고, 누가 감염됐고, 치사율은 어느 정도고, 전파력은 어느 정도고, 백신은 있는지, 산에는 가도 되는지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럴 때 확실한 답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른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위험에 대한 의사소통)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습니다.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는 부처 간 관할 문제입니다. 철새는 환경부고, 가금류는 농식품부고, 살처분은 질병관리본부가 담당하다 보니 협력이 안 됩니다. AI 발병 원인을 가지고 환경부는 철새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농식품부는 철새라고 반박하고 있는데 논란을 벌일 이유가 없습니다. 철새가 부분적으로 AI를 옮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철새가 옮긴 이후에는 사람 등을 통해 수평전파가 이뤄집니다. 이처럼 감염은 대부분 복합적입니다. 그러니 철새가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철새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됩니다. 앞으로도 신종 병원체가 계속 나타날 텐데 부처 간 역할분담을 잘해서 초기에 감염력, 전염력, 예방방법, 병독성 등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유언비어가 나돌고 혼란이 더욱 증폭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