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행정용 PC ‘脫윈도정책 로드맵’ 착수 배경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4월 8일자로 PC용 운영체제(OS) 윈도XP 기술 지원을 종료키로 한 가운데 정부가 앞으로 행정용 PC에서 MS의 윈도 OS를 사용하지 않기로 해 주목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행정용 PC의 윈도 OS를 우분투 등 공개 소프트웨어로 전원 교체키로 했으며, 올해 안으로 ‘탈(脫) 윈도’ 로드맵을 만든 뒤 내년부터 윈도 OS의 공개 소프트웨어 교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문화일보 3월 17일자 17면 참조)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MS의 윈도XP 기술지원 종료를 계기로 특정 회사 제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절감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공공 부문의 행정용 PC 운영체제를 기존 윈도에서 우분투와 같은 공개 소프트웨어로 바꾸는 장기 전략을 짜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개 소프트웨어란 프로그램 소스코드가 공개돼 누구나 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리눅스가 원조격인데 우분투는 리눅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PC용·모바일용 OS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행정용 PC(학교 포함) 시장 규모는 지난해 46만대 규모다. 미래부는 안전행정부와 함께 올해 안으로 이와 관련된 로드맵을 짜고 내년부터 윈도를 공개 소프트웨어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부가 그동안 공공 부문의 공개 소프트웨어 도입을 추진해오긴 했지만 전면 교체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계획이 실제 현실화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난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부에서 주로 사용하는 문서작성 프로그램 아래한글, 회계 프로그램 디브레인, 업무 관리 프로그램 온나라시스템 등이 모두 윈도용으로 개발돼 있는데 윈도 대신 공개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경우 이러한 응용 프로그램들이 공개 소프트웨어 위에서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해야 한다.

정부는 MS의 윈도XP 기술 지원 종료 선언 이후 독일 뮌헨시의 대응을 눈여겨 봤다. 뮌헨시는 최근 윈도XP를 사용 중인 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분투 다운로드(내려받기) 서비스를 했다. 이와 함께 시립도서관을 통해 우분투 CD 2000장을 대여키로 했다. 다운로드를 통해 우분투를 설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이에 앞서 뮌헨시는 지속적으로 공공 부문에서 윈도 대신 공개 소프트웨어 사용을 확대시켜 온 바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재 안행부는 클라우드 기반의 국가정보시스템을 진행하고 있고 국방부는 무기체계 OS 국산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행정용 PC 윈도의 공개 소프트웨어 교체 작업은 이와 맞물려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