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예산 다큐·독립영화 해외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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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예산의 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들이 해외에서 잇달아 호평을 받고 있다.

7년여에 걸쳐 다양한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를 담아낸 박문칠 감독의 다큐멘터리 ‘마이 플레이스’가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2014 핫 닥스(Hot Docs) 캐나다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됐다. 이 영화제에는 김형주 감독의 ‘망원동 인공위성’, 박경태 감독의 ‘거미의 땅’도 함께 초청됐다. 핫 닥스는 북미지역 최고 권위의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와 함께 세계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양대 산맥이다.

박 감독의 자전적 다큐인 ‘마이 플레이스’는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역이민을 온 가족의 특별한 선택을 담백하게 그린 작품이다. 학벌도, 인맥도 없는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아버지, 한국의 남녀차별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캐나다로 유학 온 어머니, 그런 부모님 밑에서 행복하게 자라나던 두 남매. 캐나다에서 안정적인 삶을 꾸리던 이 가족은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시 민주주의가 억압받는 엄혹한 현실에 놓여있던 한국으로의 ‘역이민’을 선택한다. 하지만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적 차이는 어린 남매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에게도 힘겹기만 하고, 가족은 자신의 어려움을 말하지 못한 채 갈등들만 쌓아가게 된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개봉해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27일까지 상영한다.

파격적인 소재와 흡입력 있는 연출로 호평을 받은 ‘개똥이’(감독 김병준)는 13일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상영돼 “집중력이 높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필름아카데미는 세계적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공동 설립한 영화학교로 할리우드 영화의 프리미엄 시사회나 관객과의 대화 등이 열리는 곳이다. 뉴욕필름아카데미 측은 “주인공의 상처를 표출하는 과정 전개가 독특하다”, “대단한 집중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개똥이’는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어린시절의 기억 속에 갇힌 채 성장이 멈춘 한 남자의 결핍과 파국으로 치닫는 사랑의 이야기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개봉됐다.

이에 앞서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사진)’는 지난 9일 제16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국제비평가상과 관객상 등 3관왕을 달성했다. 도빌 아시아 영화제는 유럽의 대표적인 아시아 영화제 중 하나다. ‘한공주’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쫓기듯 전학을 가게 된 ‘공주’가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이야기이다. ‘한공주’는 퍼즐을 풀어나가는 듯한 독특한 이야기 전개방식과 배우들의 호연, 섬세한 연출력으로 주목받으며 유수 해외 영화제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에서도 심사위원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 배우 마리옹 꼬티야르, 파티 아킨 등의 극찬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