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백제 2000년 역사의 중심이었죠”

“한성백제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서울이 백제 2000년 역사의 중심이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인숙(65) 한성백제박물관장은 한성백제에 대한 연구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고고학을 전공한 이 관장은 지난 1996년 경기도박물관 학예실장을 시작으로 2000년 경기도박물관장, 2005년 부산시립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25일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리는 백제문화특별전시회 ‘백제의 왕궁’이 지금까지 부분적으로만 알려졌던 한성백제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이 2000년 전 백제의 왕도(王都)였다’는 주제에 맞춰 왕궁과 왕도의 구조를 재구성, 학계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기원전 18년부터 서기 475년까지 493년간 백제의 왕도였던 서울의 당시 왕성 이름은 위례성과 한성이다. 이처럼 서울이 백제 역사의 중심 도시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 한성백제박물관의 역할이며 이번 전시회 개최의 취지이기도 하다.

이 관장은 “여전히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일대에는 백제 초기의 유물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서울의 역사 복원 차원에서도 한성백제 역사에 대한 연구와 전시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전시회에는 왕도의 모습이 3차원 입체 그래픽으로 재구성된다. 현재까지 밝혀진 백제의 왕궁 관련 풍납토성 경당지구의 제사·창고·우물, 미래마을부지에서 확인된 건물지 등과 당시 중국·일본 등 주변국의 왕궁 건축구조를 비교한 것을 시각화해 전시를 관람하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다.

또 풍납토성 목제우물, 청동손잡이, 왕궁 기와와 각종 생활물품 등 최근에 발굴돼 처음으로 공개되는 유물들을 비롯, 1925년 대홍수 때 풍납토성에서 수습돼 백제왕도 유적일 가능성을 처음으로 알렸던 ‘청동초두’(국립중앙박물관 소장)와 한성백제의 관직명이 새겨진 ‘대부명(大夫名) 항아리’ ‘정명(井名) 항아리’ 등이 함께 전시된다.

이 관장은 “1989년 이후 중단된 몽촌토성에 대한 재발굴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며 “이번 전시회는 한성백제박물관이 한국을 대표하는 고대사 연구와 전시를 병행하는 전문 박물관으로서 시민들에게 인식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