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탑 유물, 불국사 귀환… 미륵사지 유물 ‘타향살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륵사지 석탑 청동합 내부에서 나온 유물.

■ 한국대표 두 탑 복원 후엔…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유물은 불국사로 돌아오는데, 미륵사지 석탑 유물은 타향살이 떠난다?

한국 대표 두 석탑은 품고 있는 유물도 국보급이다. 전면 해체 수리가 시작되고, 얼마 후 두 탑은 의미심장한 유물들을 쏟아냈다. 그런데 처지는 약간 다른 듯하다. 석가탑 유물은 ‘있어야 할 곳’으로 가고, 미륵사지 석탑 유물은 타향살이를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석가탑은 1966년 부분 수리 때 공개된 사리공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제126-6호)과 금동제 사리외합, 은제 사리합, 유리 사리병, 구슬과 같은 사리장엄구 등 28건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 중 사리 46과는 현재 불국사 무설전에 전시 중이고, 나머지는 불교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해체 때 나온 것들은 1966년에 복제해서 봉안한 것. 오는 10월 불국사 성보박물관이 리모델링을 마치면, 불교중앙박물관의 유물(진품)들은 제자리를 찾는다. 올해 말 탑의 완공은 이 ‘귀환’으로 더욱 완전해진다.

2009년 미륵사지 석탑 심주석에서는 사리호, 금제사리봉영기, 은제관식, 청동합 등 다양한 공양품이 일괄로 출토됐다. 명문을 통해 건립시기(639년)도 드러나 이 석탑이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석탑이라는 것도 명백해졌다.

전문가들은 “백제 역사와 문화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 백제지역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총 23건, 1만여 점에 이르는 유물들은 아직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미륵사지 서편에 위치한 유물전시관에서 특별 전시 중이지만, 다음 달 부터 당분간 혹은 영원히 타향살이를 해야 할 형편이다. 전시회가 끝나면 우선 유물은 대전에 위치한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이동,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 등록 절차를 밟는다. 그리고 문화재청의 보관 기관 지정을 기다린다. 지난 18일 현장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 국립박물관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아, 익산에서 발굴된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중앙박물관이나 국립전주박물관으로 갈 수도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