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토 교육, 中·日에 비해 소극적… 교과서에 독도 역사적 의미 기술 필요”

주요 역사·지리학자들이 “한국의 영토교육이 중국·일본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며 “글로벌 차원에서 보다 실천적이고 강력한 영토교육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호동 영남대 독도연구소 교수를 비롯,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박철웅(지리교육학) 전남대 교수, 김지훈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교수 등은 2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한중일 영토교육 비교와 우리의 대응’ 워크숍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바람직한 영토교육의 방향과 과제를 논의했다. 최근 교육부가 초·중·고 사회교과서의 독도관련 서술오류(110종 292건)에 대해 수정·보완 조치를 내린 가운데 제시된 구체적인 영토교육 강화방안이라 더욱 주목된다.

이날 김호동 교수는 “국제질서 변동에 따라 독도가 갖는 역사·지리·정치·군사·경제적 의미까지 파악해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독도와 관련된 최근 현황 및 법령을 추가로 기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실효적지배’는 ‘독도영유권 공고화 노력’으로 변경하고, 개인의 활동보다 국가의 행정 조치가 담긴 공문서 자료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영토문제와 역사교육’을 발표한 김지훈 교수는 “중국은 시대를 초월해 한때 중국 왕조가 지배한 모든 지역을 중국의 일부로 인식시키는 방향으로 교육하고 있다. 대만과의 통일까지 고려해 홍콩, 마카오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며 한국의 영토교육이 보다 적극성을 띨 것을 강조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시마네(島根)현에서 발간, 일부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부교재로 사용 중인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호칭)학습 리플릿’의 내용을 처음으로 번역, 구체적으로 살펴봤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리플릿 학습 효과는 현이 2010년부터 시작한 ‘다케시마 작문 콩쿠르’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박철웅 교수에 따르면 2014년도 대회에서는 역대 최다인 1054점이 응모됐다. 박 교수는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효고(兵庫) 등 다른 지역에서도 리플릿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아베 정권 이후 일본 국민의 영토의식이 고조되면서 다케시마 교육이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영수 연구위원은 “시마네현 ‘다케시마학습 리플릿’은 2012년에 발간돼 그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그 내용과 논리에 대해 무시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고 지적하고, “일본 교과서 개정에 바탕이 된 상당수 근거들이 리플릿의 논리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케시마학습 리플릿은 1930∼1950년대의 사진과 신문기사 등 일부자료를 증거로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우리나라 고유영토이다”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