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흘러나온 쓰레기·옷가지만 어지럽게…

17일 오전 9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7.3㎞ 지점. 진도의 어업근거지인 쉬미항에서 배를 타고도 1시간 30분을 들어가야 하는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현장에서는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진행된 구조작업이 3시간째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0시 30분 수색 작업이 시작됐지만 조류 영향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수색에 투입된 구조대원들도 초조함이 더해갔다. 한시라도 빨리 구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밤 동안 조류로 인해 해양경찰의 구조 작업은 차질을 빚었고, 학부모들은 정부가 구조작업을 충실히 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모두가 날이 밝기를 기다렸지만 이날 오전 기상 악화로 구조 작업은 또다시 어려움에 부딪혔다.

사고 여객선인 세월호는 거꾸로 뒤집힌 채 바다 위로 솟아 있었고, 구상(선주 쪽 선저)만이 사고 당시의 참혹한 현장을 보여주며 검은빛 형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여객선 구상 주변에는 승객들의 부유물이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주황색 공기펜스가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배에서 흘러나온 쓰레기와 옷가지 등은 사고 발생 당시 참혹한 현장 상황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었다.

이날 구조작업에는 해경은 물론 해군과 민간구조대가 모두 동원됐다. 여객선 안에 갇힌 실종자들의 수색을 맡고 있는 해군 해난구조대(SSU)는 잠수복을 입은 채 4명이 한 조를 이뤄 보트를 타고 여객선 주변을 맴돌며 잠수에 적합한 물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조 작업은 물때 등을 고려, 이날 낮 12시쯤에야 다시 재개될 것으로 전망돼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회색빛 거대한 해군함도 사고 현장을 지키고 있었고, 헬기가 굉음을 내며 사고 현장을 살피고 있었지만 구조 작업에 뚜렷한 진척은 없었다. 해경의 리브보트(고무구명보트)도 여객선 주변을 돌며 혹시 모를 실종자 발견에 대비하며 사고 지점을 맴돌고 있었다.

지난 밤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해 구조에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민간구조대 5명도 구조 작업에 동참했다고 해경 관계자는 전했다.

진도=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