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알몸 검사’ 중매업자 징역 2년6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려는 외국인 여성을 ‘알몸 검사’하는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범)은 18일 한국남성과 결혼을 앞둔 필리핀 여성을 ‘알몸검사’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송모(50)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국제결혼중개업체를 운영해 온 송씨는 지난 2011년 5월 18일 결혼식 후 한국 입국을 기다리던 필리핀 여성에게 자신의 신체를 주무르게 하는 등 3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송씨는 또다른 필리핀 여성의 출산 유무를 확인한다며 알몸을 검사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마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성추행 혐의에 대한 판단은 원심과 같이 했지만 ‘알몸 검사’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추행은 가해자의 목적을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고 위력이나 위계의 행사여부도 당시 가해자의 지위와 피해자의 관계,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알몸 검사’에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성에게 성적수취심을 느끼게 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한 점이 모두 인정된다”며 “다만 피해자 중 일부가 고소를 취하했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주여성긴급지원대전센터 김춘경 센터장은 “1심에서 ‘알몸 검사’ 시행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아 마치 이주여성에 대한 사전 신체검사가 합법화된 것 같은 인식이 팽배했다”며 “이번 판결로 ‘알몸검사’ 등 이주여성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