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 훼손 우려… ‘원형 보존’ 의견도 분분

궁·릉을 비롯한 문화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정책 역시 폐쇄에서 개방, 보존에서 활용으로 옮아가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개방과 활용이 많아질수록 반대 여론이나 논란거리도 늘어나고 있다.

4대 궁이 전면 개방되고, 야간 탐방 등 각종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궁궐 내 시설물에 대한 훼손 우려가 높아졌고, 복원되는 건물에 대한 진정성 등 원형 보존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창덕궁의 경우에는 인정전 일원의 일부 공간을 창덕궁관리사무소로 사용하고 있는 게 종종 논란이 됐다. 인정전은 왕의 즉위식,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의 접견 등 중요한 국가적 의식을 치르던 곳이다.

경복궁에서는 경회루 앞의 작은 누각, 하양정을 두고 철거냐 보존이냐를 두고 논란을 빚었다. 하양정이 1894년 경복궁 중건 때는 없었는데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에 지어지고, 이 전 대통령이 그곳에서 종종 낚시를 즐겼다는 것. ‘원형 보존’에 대한 진정성을 고려한 한쪽에선 철거 여론이 불거졌다. 결국 하양정은 “주변 경관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세로 부상, 경복궁 복원 사업에서 살아남았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