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 ‘편법증여’ 의혹>유씨 두 딸도 경영에 깊숙이 관여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두 딸 섬나(48) 씨와 상나(46) 씨가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인테리어 회사 ‘모래알디자인’도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위치한 곳에 함께 있으면서 그룹 계열사의 인테리어와 디자인 업무를 전담하고 있었던 것이다.

25일 금융감독원과 모래알디자인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두 딸은 지난 2003년 10월 인테리어 및 디자인 전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설립했다. 이들이 인테리어 사업을 본격 확장한 건 2005년. 세월호를 운항했던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가 본격적으로 영업에 들어갔던 시점과 일치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프랑스 초콜릿 브랜드 ‘드보브에갈레’의 매장 인테리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카페 겸 식당인 ‘몽테크리스토’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다. 수입·판매업체인 ‘드보브에갈레코리아’의 대표는 김찬식 씨로, 유 전 회장의 계열사 중 하나인 트라이곤코리아의 주요주주 김찬식(지분 10%) 씨와 동일인물로 추정된다.

‘몽테크리스토’는 유 전 회장의 장남인 대균(44) 씨가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로 파문이 확대되자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기자가 아이원아이홀딩스 및 계열사들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문진미디어 빌딩을 방문했을 때 건물 입구부터 경비원 2명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모래알디자인 홈페이지에 있는 유선전화 번호로 24일 오후와 25일 오전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끊어버리거나 연결이 되지 않는 등 유 전 회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들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