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교육 부실>“평소 대피요령 가르쳤다면 희생자 안나왔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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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출발 전은 물론 평소 교과과정을 통해 학교가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철저히 했으면 이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는데 안타깝습니다.”

경기 안산시 단원고가 수학여행 출발 전에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아 더 큰 피해를 입은 데 대해 김진춘(74) 전 경기도교육감(13대)은 “수백 명의 학생들이 집단으로 배편을 이용해 안전교육도 없이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며 “학생과 교사가 평소에 안전사고와 재난발생 시 비상탈출과 대피 요령을 알았다면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에서는 학과 교육도 좋지만 평소에 학생들에게 안전 레시피를 알려주고 안전의식을 고취시켜야 각종 재난에 지혜롭게 대비하는 것은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일선 학교들이 혁신학교와 자율적인 현장학습 체험에 치우쳐 있고 교과목에 재난과 대형사고 시 대피 요령과 인명구조, 응급처치, 화생방 훈련 등 안전교육이 빠져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로 많은 학생들이 사망한 데 있어 주로 선장과 선원들, 선사, 선박 감독 기관, 군경, 정부 등에 책임을 묻고 있지만 사고개연성이 높은 수학여행을 추진한 학교와 교육청, 학부모도 그 같은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과 안전의식 결여 등 안전 레시피 부족에서 온 결과로 우리 국민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 그는 “교육감 시절에는 장거리 수학여행을 자제시킨 결과 안전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학교에서 장거리 수학여행을 갈 경우에는 교육청 장학사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사전연수 및 안전교육을 철저히 이행한 뒤 허용했다”며 “이제부터라도 수학여행을 2학급 이내 규모로 축소하고 학생들에게 철저한 안전교육을 실시한 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져 가족·친구와 함께 국내외로 여행할 기회가 많은 만큼 관광체험 위주의 집단 장거리 수학여행을 지양하고, 공동체 의식함양과 추억을 위한 집단 야영은 배편보다는 안전하고 차량이동이 가능한 지역에서 실시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단원고 조문을 다녀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학생들이 평소에 안전교육을 받고 안전을 생활화해 스스로 생명을 지키는 능력을 키워 행복한 사회구성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