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도 수사>구조도 쫓기는데… ‘다이빙벨’ 투입 논란

민간업체에서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다이빙벨이 두 차례 설치에 실패하면서 다이빙벨 실효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다이빙벨(diving bell·잠수종)은 잠수사들이 수색작업을 할 때 물속에 장시간 머물 수 있도록 공기를 공급해주는 잠수보조장비다. 마치 종처럼 생겨 다이빙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8일 세월호 구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다이빙벨을 이용한 수색 작업을 주장하고 있고,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다이빙벨은 효용성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한 방송사 뉴스에 출연해 세월호 참사 수색 작업에 다이빙벨을 활용하면 20시간 연속작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다이빙벨을 투입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반면 범대본은 사고 해역의 조류가 세기 때문에 다이빙벨이 수평을 유지하기 어렵고, 이에 내부 공기층이 없어져 오히려 잠수사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이빙벨은 바지선에 연결돼 바다 밑으로 내려보내지는데, 바지선이 여객선 가까이 접근했다가 이미 구조작업 중인 다른 바지선의 닻줄과 엉키면 선체 수색용 가이드라인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었다. 또 전문가들은 다이빙벨의 수색 반경이 15m밖에 안 돼 거대한 여객선 수색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다이빙벨은 지난 25일 투입됐지만 거센 물살 때문에 설치에 실패해 26일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이 대표의 과거 행적도 다이빙벨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고 당시 천안함이 폭침됐다고 밝혔다가 인양작업 업체 입찰에서 경쟁업체들이 선정되자 입장을 바꿔 ‘천안함 좌초’를 주장했다. 그는 이번에도 다이빙벨로 20시간 잠수가 가능하다고 했다가 80분 잠수가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이 대표는 배우 송옥숙 씨와 지난 1998년 재혼해 슬하에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두고 있다.

유현진·김구철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