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움찔거릴 정도로 적나라한 임지연의 정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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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2010년 ‘무적자’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송승헌(사진 오른쪽)은 영화 ‘인간중독’에서 선보인 노출과 농도 짙은 베드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군에서 촉망받던 엘리트 장교가 부하의 아내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며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주인공 김진평 대령 역을 맡아 특유의 차분한 내면 연기와 격정적인 멜로 연기를 조화롭게 펼쳐 보였다.

송승헌은 7일 영화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으로 노출장면을 찍었다”며 “예전의 나였다면 주저했을 것 같다. 그동안 내가 가진 이미지로 울타리를 쳐 그 안에서만 놀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이번 영화를 하면서 몸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영화에서 내 연기에 대한 단점을 말해달라”고 말하며 이번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김진평 대령과 사랑에 빠지는 종가흔을 연기한 신인 배우 임지연(왼쪽)은 데뷔작에서 과감한 노출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해 “첫 작품이기에 노출이 부담스러웠지만 위태위태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이 좋았다”며 “영화를 찍으면서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 역할을 잘 소화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개봉 예정인 ‘인간중독’은 ‘음란서생’과 ‘방자전’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의 신작으로 김 감독의 주특기인 ‘19금 멜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이 영화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처음 만나 서로에게 빨려들며 진한 사랑에 휩쓸리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군부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당시 시대 상황을 수려한 미장센(화면구성)으로 펼쳐냈지만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중독’될 정도로 빠져드는 설정에 대한 몰입도는 약하다. 송승헌과 임지연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극을 이끌지만 두 캐릭터의 감정선을 관객에게 완벽하게 전달하지는 못한다.

두 배우가 세 번 펼치는 정사신은 흡인력이 강하다. 수위 높게 이어지는 장면들은 몸을 움찔거리게 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펼쳐지지만 천박해 보이지는 않는다. 김 감독의 연출력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임지연은 이 영화가 발굴한 최고의 수확이다. 김 감독은 임지연에 대해 “촬영하면서 강한 멘털과 성실한 자세가 좋았고 화면에 담기면 기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앵글마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팔색조’ 매력을 지닌 임지연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또 김진평 대령의 아내 숙진을 연기한 조여정과 종가흔의 남편 경우진 대위 역을 맡은 온주완도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내며 극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