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차남, 참사 한달전 계열사 장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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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이 청구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인 혁기(사진) 씨가 세월호 참사 직전인 지난 3월 핵심 계열사 장악을 사실상 표면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9일 금융 및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핵심 계열사 ㈜천해지의 대표이자 혁기 씨의 동갑내기(42) 친구로 알려진 변기춘 씨는 지난 3월 17일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신임 대표로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회장 일가 관계사 안팎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중공업 및 중화학 회사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온 혁기 씨가 최측근을 지주회사 대표에 앉힘으로써 계열사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전면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핵심 계열사인 선박 제조회사 천해지를 비롯해 해운회사인 ㈜청해진해운, 도료회사인 ㈜아해, 자동차 부품회사인 ㈜온지구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직전만 해도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이자 동업자로 알려진 김필배(76) 씨가 출범 직후인 2008년부터 아이원아이홀딩스 대표를 줄곧 맡았었다.

반면 장남인 대균 씨는 혁기 씨와 아이원아이홀딩스 지분을 19.44%씩 나눠 갖고 있으나 주로 ㈜다판다·㈜세모·㈜트라이곤코리아·㈜국제영상 등과 같은 식품·유통·건설·영상 사업체 등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혁기 씨는 또한 미국과 프랑스에 각각 적을 두고 있는 아해프레스와 아해프레스프랑스 법인 대표를 맡으면서 유 전 회장의 사진 작품 등을 관계사 등에 고가로 판매하는데 깊숙이 관여해 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천해지가 윤 전 회장의 사진작품 등을 판매해온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사진상품 가치를 120여억 원이나 인정해 준 것도 혁기 씨의 지배력 강화와 맞물린 결과인 것으로 사정당국은 보고 있다. 그는 미국 드로브에갈레(프랑스 고급 초콜릿) 뉴욕점 대표도 겸직하면서 막대한 해외자금 유출을 주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