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카이네틱댐, 문화재위 심의보류로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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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물로 인한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추진 중인 가변형 투명 물막이(카이네틱댐) 조성 사업이 계속되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보류로 표류하고 있다.

19일 울산시에 따르면 연중 8개월씩 물에 잠겨 훼손이 가속화하는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과 문화재청,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 앞에 가변형 투명 물막이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울산시는 곧바로 기초설계용역을 시작하는 등 본격 사업추진에 들어갔다.

그러나 반구대 암각화 앞 물막이 설치를 위해 울산시가 신청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이 지난 1월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문화재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채 보류되는 바람에 당초 올 상반기 중 착공,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기로 한 울산시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문화재위 건축분과는 1월 열린 1차심의에서는 물막이의 한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실천계획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계획을 요청하며 보류조치를 했으며, 2월 열린 2차심의에서는 물막이 존치기한의 구체적 목표치 및 사전검증실험에 대한 검증평가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며 다시 보류했다. 이어 3월에는 문화재위 합동분과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다시 심의했으나, 물막이의 안전성을 위해 사전 실물모형을 통한 사전검증테스트 실시를 요구하며 보류조치했다. 또 지난 1일에는 울산시가 실물모형 테스트를 위한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자, 이번에는 물막이 구조안전성에 대한 검증, 물막이 설치 전후 암벽훼손 여부 검증 추가 등을 요구하며 또다시 보류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조만간 문화재위의 요구사항을 수렴, 보완조치를 한 뒤 빠른 시일 내 실물모형 테스트와 실시설계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물모형 테스트를 위해서는 반구대 암각화의 지형과 유사한 장소를 찾아야 하는데다, 실물모형 테스트를 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실제 사업 착수는 올해 안에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 관계자는 “가능한 한 오는 6월부터 실물모형 테스트와 실시설계를 동시에 시작, 12월에는 문화재위로부터 최종 심의를 받고 내년 상반기에는 물막이 공사를 시작하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