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여객선 국유화”… 세월호 관련 황당공약도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가 국가적인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6·4지방선거에 나서는 상당수 후보들은 자신이 ‘안전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20일 문화일보와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공약 분석 결과 정당·후보 공약 중 상당수가 급조된 안전 공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각종 황당·이색 공약도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같은 상황에 편승해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아 보려는 일종의 사행심리 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가·국민적 재난 상황을 선거에 이용해 보고자 하는 얄팍한 선거전술이라는 것이다.

안전 공약들은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지 못하고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했거나 구체적이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안전 시장’ ‘안전 도지사’로 자처하는 후보는 많지만 구호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와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는 범죄예방환경디자인(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CPTED) 도입을 공약했다. 적절한 설계 및 건축환경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 범죄발생 수준 및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지역에 대한 구체적 적용 계획은 빠져 있다. 김 후보는 재난위험평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마찬가지로 구체적 내용은 결여돼 있다. 정의당은 대통령이 책임지는 국가재난안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공약 이행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황당·이색 공약도 다수 발견됐다. 통합진보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인천-제주 노선에 공공여객선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객선 안전 문제를 국유화를 통해서 해결하겠다는 다소 황당한 해결방안이다. 철도 등은 국가 운영하에서도 안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한식 새누리당·이춘희 새정치연합 세종시장 후보는 세종시에 국회분원 및 청와대 제2집무실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한식 후보는 복숭아 와인연구소를 건립하겠다는 이색 제안도 했다.

한 김해시장 예비후보는 과거 김해시에서 부산시로 편입된 강서구를 김해시로 재편입시키겠다고 공약했지만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공약으로 역시 현실성에서는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신구범 새정치연합 제주지사 후보는 제주개발공사 주식 49% 반값매각, 관광가이드의 공무원화를 내세웠지만 내용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