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고승덕 딸’ 등 막판 변수 반영안돼… 사전투표 문제있다

전국 단위로는 처음 치러진 6·4지방선거 사전투표제가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투표율 제고’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표심의 왜곡을 포함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여러 측면에서 드러나고 있어 개선책이 필요한 것으로 2일 지적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전국 동시선거일 4∼5일 전인 지난 5월 30∼31일 사전투표제가 끝난 뒤 발생한 막판 주요 변수들이 후보자 선택 기준에서 제외됨으로써 후보검증에 명백한 한계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이것이 표심의 ‘왜곡’ 현상을 낳고 심지어 전체 투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소수 사전투표에 의해 다수의 표 결과가 영향받는 심각한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이번 사전투표제 투표율은 예상을 뛰어넘은 11.49%를 기록했지만 이들 투표는 1∼2일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서울시 교육감선거에서의 ‘고승덕 후보자 교육 자질 논란’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새로운 공방이 추가되면서 확산되고 있는 ‘농약급식 논란’ 등 각종 막판 변수들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사전투표율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지난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54.5%)의 5분의 1에 맞먹는 수준임에도 후보검증과 유권자들의 표 선택에서 괴리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고승덕 후보자에 대해 재미교포인 친딸이 자질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진 논란은 ‘공작정치’ ‘패륜 논란’ 등으로 이어졌고, 사전투표자들이 이 같은 논란을 지켜봤을 경우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철회, 수정하거나 유보층으로 돌아설 수도 있는 파괴력이 강한 막판 변수라는 게 사전투표제 논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농약급식’ 문제를 둘러싸고 각 후보 진영에서 새로운 근거자료와 반박자료를 쏟아내면서 논란이 ‘현재진행형’이지만, 결국 최신 정보를 배제한 사전투표자의 표 결과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역시 괴리현상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측은 “장·단점에 대한 분석 결과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투표율 제고라는 장점이 훨씬 크다는 걸로 결론이 났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