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 결정타’… 靑, 정성근 후보도 ‘不可’ 기류

박근혜 대통령은 김명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뿐 아니라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고위 공직자로서 심각한 결격 사유가 드러난 것으로 보고, 이들 두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와 국정공백 최소화를 위해 가급적 빨리 새 장관들을 정식 임명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15일 이들 두 후보의 거취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두 후보자 모두 임명 불가(不可) 쪽으로 기운 상황”이라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여권 수뇌부의 기류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김 후보자만 낙마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과 달리 정 후보자에 대해서도 ‘불가’ 기류가 형성된 것에 대해 “VIP(박 대통령)가 정말로 싫어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해, 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정회 상황에서 폭탄주를 겸한 회식을 한 의혹이 불거진 게 ‘직격탄’이 됐음을 시사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 10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주택 매매, 개인 사무실 운영 등과 관련해 ‘위증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청문회가 정회된 상황에서 국회 앞에서 문체부 관계자 등과 함께 폭탄주 회식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김·정 후보자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등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3명의 임명 여부를 결정, 15일 이들 중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주에 2기 내각이 출범하게 된다”며 “새 내각이 출범하면 무엇보다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굉장히 중대한 국면이고,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김·정 후보자 거취 문제도 빨리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오남석·김만용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