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통제 안되는 KBS…‘정치방송’ 되고있다”

최근 KBS의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 ‘온누리교회 발언’ 보도 짜깁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가 “KBS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노사가 권력투쟁으로 ‘정치방송’이 되고 있다”고 지적해 주목된다.

바른사회는 23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KBS의 현주소를 묻는다: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길’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KBS PD)은 “KBS 내부에 노조와 경영진 간 정치적 대립이 존재하고, 내부적으로 자기 통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며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한다는 공영방송 KBS가 내부적으로 노사 간 권력투쟁을 위한 ‘정치방송’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황근(신문방송학) 선문대 교수(전 KBS 이사)는 “문 전 총리 지명자 보도, 길환영 전 사장 중도 사퇴 등 ‘KBS의 사태’는 KBS의 법적으로 불분명한 위상과 상업재원과 공적재원이 혼재된 애매한 경영구조, 공익으로 포장된 구성원들의 자사 이기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KBS의 경영·회계 투명성, 수신료에 대한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영국 ‘BBC 트러스트’와 같은 별도의 ‘공영방송 규제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일(경영학)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KBS는 지난 2012년에 약 128억 원에 이르는 이자 비용이 발생하는 등 2010년 이후 금융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임금상승률이 경영성과와 괴리되고, 고위 직급 과다로 인해 인건비 관리의 비효율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BS의 독립성 확보 방안과 관련,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KBS 이사나 사장 선임 시, 국회에서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게 하는 등 국회가 관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