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法 대치로 ‘세월호 피해자’ 되레 피해

여야가 14일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세월호 관련 입법도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세월호 피해 관련자들이 세월호특별법 파행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권이 모두 처리를 공언했던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과 ‘유병언 방지법’(범죄은닉재산 환수강화법안)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학생의 대학입학지원 특별법’ 등 이른바 세월호 후속조치 법안들도 국회 공전(空轉)으로 언제 처리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당초 예정됐던 13일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고, 오는 19일까지 예정된 7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본회의 개최마저 불투명해지면서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이 사실상 ‘올 스톱’ 상태다. 일부 법안은 시일이 촉박해 자칫하면 법안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처리가 가장 시급한 법안은 안산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의 대학 정원외 특례입학을 허용하는 내용의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학생의 대학입학지원 특별법’이다. 당초 이 법은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지만 회의 자체가 무산되면서 처리가 연기됐다. 특별법이 7월 국회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법이 통과되더라도 학생들이 9월 수시모집에서는 특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된다. 올해 대학 수시모집이 오는 9월 6일부터 시작되는데 법안 처리 이후 대통령 재가, 공포 등 후속 절차에 약 보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과 관련된 김영란법은 법안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하다. 이 법안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4월 25일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됐지만 후반기 국회 들어서는 정무위 법안소위 구성이 지연되면서 논의조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물밑에서 세부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본회의를 열더라도 당장 처리하기는 힘들다. 야당에서는 여전히 법안소위 복수화를 선결과제로 요구하는 데다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으로 국회가 파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병언 방지법은 범죄자의 상속·증여재산도 몰수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 논리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법사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