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입법로비 수사확대… 前現의원 13명 소환 방침

검찰이 그간 국회의원의 합법적인 정치자금 모금방식으로 활용되던 출판기념회와 국회 핵심 기능에 해당하는 입법 관련 로비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십수 명의 전·현직 국회의원을 수사선상에 올려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출판기념회는 여론의 눈총을 받아왔지만 일종의 성역화된 정치자금 모금방식이었으며 입법 로비는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직결된 것이어서 검찰의 이번 수사를 두고 정치권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18일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입법로비 대가로 출판기념회 축하금 혹은 후원금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여야 전·현직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로부터 입법을 대가로 각각 5000만∼1500만 원을 수수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신계륜(60)·김재윤(49)·신학용(62)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마쳤다. 하지만 검찰은 신학용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출판기념회 당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측으로부터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개정안 발의를 대가로 3900여만 원의 축하금을 받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법개정안 통과를 대가로 치과의사협회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고발된 새정치연합의 양승조(55) 의원을 포함해 같은 당 의원 12명과 전 의원 1명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검찰이 법안발의 및 통과를 대가로 특정단체가 국회의원에 전달한 후원금, 출판기념회 축하금 등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현역의원 수만 해도 여당 3명, 야당 15명에 이른다.

한편 검찰은 신학용 의원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도 법안 발의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날 석호현(52) 전 한유총 이사장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의원에 대해) 추가 조사를 더 할 필요가 없다”며 충분한 증거확보로 신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 입증을 확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도 시민단체 어버이연합이 치과의사협회로부터 입법로비 대가로 후원금을 받았다며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고발한 새정치연합 소속 전·현직의원 13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철도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송광호(72)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박정민·김병채 기자 bohe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