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핵심기능 비리’에 칼 겨눈 檢

국회의 핵심 역할인 입법 관련 로비에 대해 검찰이 대대적 수사에 나섬에 따라 전례를 찾기 힘든 이번 정치권 사정의 향후 폭과 수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입법 로비에서 시작된 검찰 수사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거쳐 대한치과의사협회 입법 로비 의혹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검찰 특수부가 지속적으로 추가 투입되고 있고 다시 새로운 혐의가 추가로 포착되는 등 검찰 정치권 수사가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입법 로비 일제 수사에 지금까지 연루된 현직의원만 18명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개인치과병원 의사들의 이익집단인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의료법 개정안 통과를 대가로 양승조(55)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야당 현역의원 12명과 전직 야당 의원 1명 등에게 후원금 명목의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민단체 어버이연합이 양 의원 등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양 의원 등은 네트워크형 의료기관에 불리한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준 대가로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입법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부장 임관혁)는 신학용(6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도 입법 로비를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같은 당 신계륜(60)·김재윤(49) 의원과 신학용 의원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측으로부터 5000만∼1500만 원의 금품을 받고 학교 이름에서 ‘직업’을 빼고 ‘학교’를 정식 명칭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한 혐의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입법 로비는 그동안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기업과 각종 이익단체는 국회의원들과 보좌관들은 평소에 관리하는 대관 조직을 따로 두고 평소에 관리하는 방식으로 입법 로비 활동을 해오고 있다. 공공연하게 이뤄져 온 입법 로비 활동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실제 국회의원을 처벌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입법로비 수사는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