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짠 맛 줄인 장아찌는 ‘면역력의 王’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더덕과 마늘, 매실(왼쪽부터)로 만들어진 장아찌. 입맛을 돋우며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여름철 밑반찬으로 사랑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장아찌가 요즘 수난을 겪고 있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짠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장아찌는 영양 성분이 풍부한 음식이다. 장아찌로 숙성되는 과정에서 원재료의 각종 유기산과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진다.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하다. 동의보감에도 식품 발효과정에서 약재 성분이 우리 몸에 작용하기 쉬운 형태로 변화해 몸에 이롭게 작용한다는 표현이 있다. 실제로 숙성 중에 만들어진 유리아미노산은 몸에 쉽게 흡수돼 인체 면역력을 높여주는 작용을 한다.

장아찌의 이 같은 효능 때문인지 요즘은 염분을 줄이고 제철 채소로 만들어 부담없이 장아찌 특유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건강음식 전도사’로 유명한 서울 광화문 정이안한의원의 정이안(사진) 원장 도움말로 매실 등 주요 장아찌의 성분과 효능을 알아본다



#매실장아찌

매실의 과육을 떼내어 만드는 매실장아찌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여름철 떨어진 입맛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입냄새를 가시게 하는 데도 특효를 지녔다.

매실의 효능 중 으뜸은 피로해소에 좋다는 것이다. 매실에는 유기산이 많은데 특히 구연산이 풍부하다. 구연산은 우리 몸의 피로물질인 젖산을 몸 밖으로 배출해낸다. 따라서 매실을 장복하면 피곤을 덜 느끼게 되고, 체력도 좋아진다. 따라서 요즘처럼 계속되는 무더위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많이 권해지는 음식이다. 또 매실의 피부루산은 간의 기능을 활성화해 숙취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매실이 ‘3독을 없앤다’고 한다. 3독이란 음식물의 독, 핏속의 독, 물의 독을 말한다. 실제로 매실은 독성물질을 분해하고 강한 살균효과를 지녀 식중독, 배탈, 토사곽란 등의 질환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또 매실은 소화를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어, 식사 때 장아찌로 함께 먹게 되면 ‘천연소화제’로서 효능도 톡톡히 만끽할 수 있다.



#마늘장아찌

마늘은 미국국립암연구소가 선정한 항암식품 중 하나다.

항암 효능은 오래전부터 한방에서도 인정을 받아왔다. ‘마늘은 냄새를 빼고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해 ‘일해백리(一害百利)’란 별칭까지 붙여졌다.

마늘의 효능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알리신 성분이 지닌 살균 및 항균 능력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알리신 성분을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날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마늘은 맵기 때문에 위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마늘을 장아찌로 만들면 위점막을 자극하는 일이 줄어들어 속이 덜 불편하다.

마늘장아찌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도 이 대목에서다. 굽거나 쪄낸 마늘과 달리 마늘장아찌에는 마늘의 좋은 성분들이 대부분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다. 따라서 마늘장아찌는 영양학적으로 생마늘과 큰 차이가 없다. 마늘장아찌에 항암효능이 뛰어난 황화합물인 설파이드 성분 함량이 생마늘보다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마늘에는 몸의 신진대사를 개선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스코르디닌(scordinin)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며, 이와 함께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비타민B6 성분 또한 많이 함유하고 있다.



#더덕장아찌

더덕은 한약재로 사삼이라고 부른다. 모래에서 나는 산삼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폐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 때 많이 권해진다.

더덕의 이 같은 효능은 천연 면역제로 불리는 ‘사포닌’ 성분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더덕 속의 사포닌 성분은 남성에게는 정력 향상, 여성에게는 갱년기 장애 예방 효능이 있다고 한다.

특히 더덕은 부드럽고 독성이 없어 열이 있는 체질에 인삼 대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최근에는 더덕이 항암, 변비예방 및 치료에 효능이 좋은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더덕은 10월이 제철로 장아찌를 만들 때 우선 손질된 더덕을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꾸덕꾸덕하게 말려야 한다. 이때 꼬들꼬들한 식감보다 부드러운 것을 선호한다면 그늘에 말리는 것이 좋다. 이렇게 말린 것을 고추장이나 막장에 박아 숙성시킨 후 먹을 때 꺼내어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 설탕으로 갖은 양념하여 무쳐내면 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