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産부패’에 무너지는 安保>방위산업체, 원가 1526억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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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체의 원가 부풀리기로 인한 피해가 지난 2006년 방위사업청 설립 이후 9년간 총 1526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산업체의 고질적인 부정행위와 비리는 혈세낭비는 물론이고 국방력 약화에 따른 안보위험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보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문재인(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방사청으로부터 제출받아 17일 공개한 ‘2006∼2014년 방위사업체 원가부정행위 현황’에 따르면 방산업체의 원가 부풀리기 행태는 해마다 늘어 2006년 39억 원(1건)이었던 것이 2007년에 2600만 원(1건), 2008년 12억 원(4건), 2009년 11억 원(4건), 2010년에 127억 원(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1년 196억 원(11건), 2012년 981억 원(13건), 2013년 159억 원(10건) 등으로 치솟았다.

부정행위 수법도 다양했다. 주로 세금계산서 등 증빙자료를 조작하거나 이면거래, 노무시간 조작, 외주가공을 자체 제작으로 둔갑시키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이뤄졌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는 국내 굴지의 재벌 그룹에서 운영하는 방산 관련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부당이득금과 이에 상당하는 가산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방위사업법 제58조에 따라 정부가 원가 부풀리기를 한 업체로부터 회수하기로 한 금액은 총 2977억 원이지만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655억 원(회수율 22%)에 불과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군 전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례도 우려스러운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의원실에 따르면 2007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발생한 시험성적서 위·변조 건수는 총 2749건(241개 업체)이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비리근절을 위해 군으로부터 획득기관을 독립시키려 했던 방사청의 설립 취지를 잘 살려서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민혈세를 아끼는 방향으로 방산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