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복지지출 매년 급증… 재정파탄 위기

법정의무지출 증가율 급증… 편성 자유로운 재량지출은 연평균 증가율 2.0% 불과

무상급식·무상보육·기초연금·건강보험·의료급여 등 복지분야의 법정 지출이 급증하면서 국가가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예산이 크게 늘어 국가 재정을 파탄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무상급식 등 복지분야 법정지출이 연평균 8.4%나 급증하면서 국가 재정 가운데 의무지출 증가율이 연평균 7.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전체 재정지출 증가율이 연평균 4.5%인 것을 감안하면 약 1.5배 수준이다. 이 기간 국가 재정에서 의무지출 증가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복지분야의 법정 지출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이 15.0%, 공적연금이 11.0% 등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방교부세 등을 통해 지방으로 내려보내야 하는 돈도 연평균 6.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국가가 자유롭게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재량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연평균 2.0%에 불과했다. 특히 2014년 의무지출과 재량지출 비중은 각각 47.0%와 53.0%지만, 2017년에는 각각 50.2%와 49.8%로 의무지출이 재량지출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의무지출 증가는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줄여 경기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축소시킨다. 이에 따라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등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복지분야 지출만 늘릴 경우 앞으로 재정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선거철만 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공약으로 내놓는 ‘무상복지 시리즈’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보편 복지는 보편 부담’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상 복지만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은 재정 파탄의 지름길”이라며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현재의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