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술값 등 ‘흥청망청’ 쓰이는 혈세

‘黨주류 쌈짓돈 전락’ 비판
올해 4개 정당에 800억 지원
통진당 심야 음주에 사용 등
5년간 선관위 적발만 20여건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향후 새누리당의 정당 혁신 과제로서 ‘정당 국고보조금제 폐지’를 추진키로 한 것은 그동안 정당 국고보조금이 각 정당과 당권을 장악한 일부 정치인들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여론을 수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국가로부터 공짜 돈을 받아 사적 용도로 마구 쓰는 관행을 차단하지 않는 이상 정치권의 부정부패 근절도 정치혁신도 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1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들의 술값 등으로 지출되는데도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정당 국고보조금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을 계기로 부각된 RO(혁명조직)에 국고보조금이 지원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실제로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지난해 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 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08~2012년) 정당의 국고보조금 부정 집행 적발 건수는 20여 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집행 사례로는 법정 용도 이외 사용과 허위보고, 불법 전용, 차명계좌 개설 등이었고 심야시간대 유흥업소에서 회식비로 10회 이상 지출되는 등 도덕적 해이도 적발됐다. 예를 들어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다수의 유급 직원에게 상여금 등의 명목으로 6668만 원의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지급했고, 이를 차명계좌로 반환받아 불법선거경비 등으로 지출한 게 선관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통합진보당도 2011년 심야시간대에 호프집에서 3차례의 음주 행사를 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올해 새누리당엔 364억 원, 새정치민주연합 338억 원, 통합진보당 61억 원, 정의당에는 42억 원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됐다. 4개 정당에 800억 원 가량이 지원된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엔 1029억 원 가량이 지원됐다. 그해 정당 전체의 총수입은 2974억 원으로 국내 정당들은 한해 예산의 35%를 국고보조금에 의존하는 셈이다.

하지만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야당들이 반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정당이 정치 결사체인데 왜 국가가 돈을 줘야 하느냐고 물으면 그 근거를 대기가 쉽지 않다”면서 강력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김만용·현일훈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