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작가 김중만 씨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공유마당’ 사이트에 올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 사용을 허가한 사진 작품들. 위원회는 공유 저작권 제공을 국가나 기업, 단체에서 개인으로 확대하는 업로드 시스템 구축에 앞서 김 씨로부터 작품 66점을 기증받았다. 이 작품은 김 씨가 건국 66주년을 맞아 ‘한국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찍은 것들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나눔N’신설
개인이 자신의 저작물을 이른바 ‘공유저작물’에 등록해 사용을 허락하면 다양한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도입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아마추어 사진가도 작품의 자유로운 이용을 허락하는 방식으로 외부에 발표해 이름을 알리거나 작품을 평가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저작물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공유마당’(gongu.copyright.or.kr)에 ‘나눔N’이란 메뉴를 신설하고 개인이 자신의 저작물 이용을 허락한 저작물의 공개를 시작했다. 이 메뉴 안에는 누구나 내려받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개인의 저작물 정보가 실리게 된다. 그동안 저작권위원회의 ‘공유마당’에는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공유저작물 106만 건이 등록돼 있고 사용 건수도 연 200만 건이 넘지만 이는 모두 국가나 공공기관, 기업, 단체 등이 제공한 것이었다. 공유저작물이 개인이 기증하는 저작물까지 확대되는 건 이번 ‘나눔N’이 처음이다.
저작권위원회가 공유저작물 기증 대상을 개인으로 확대한 것은 국내 저작권 정책이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권침해를 적발하는 단속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인 저작물에까지 ‘공유’ 개념을 도입함로써 건강하고 자유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합법적인 저작물 유통환경을 조성하고, 저작권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규모 기업 등에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개인 저작자들은 저작권의 자유이용을 허락하면서 경제적인 실익은 없지만, 자신의 작품을 활용할 경우 저작권자를 표시토록 해 기부의 기회는 물론이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성취감 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아마추어 사진가가 저작권을 기증한 사진을 한 중소기업이 ‘나눔N’에서 내려받아서 카탈로그 등을 만들었다면 기업은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고 사진가는 실제 수익은 없지만, 사진에 자신의 저작물임이 표시돼 만족감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위원회는 개인 저작물의 저작권 기증 시스템 구축에 앞서 사진작가 김중만 씨로부터 작품 66점을 기증받았다. 김 씨가 건국 66주년을 맞아 ‘한국의 재발견’이란 주제 아래 찍은 사진 작품이다. 김 씨는 이 작품을 기증하면서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은 나눌수록 가치가 더 빛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사달은 일러스트 및 사진을, 만화작가 김동훈 씨와 박민호 씨는 캐릭터 이미지 등의 저작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개인의 저작권을 기증받는 분야는 저작권법에 명시된 저작물인 어문, 음악, 미술, 사진, 건축, 영상, 도형,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망라한다. 기증되는 저작권은 2차 저작물작성권을 포함한 지적재산의 전부이지만, 원작이나 소유권은 기증하지 않는다. 개인이 자신 저작물의 자유이용을 허락하겠다면 공유마당의 ‘나눔N’ 메뉴로 들어가 자신의 저작물을 등록하고 △무제한 사용허락 △비영리 조건에서만 사용 허락 △저작물 변경금지 등의 6가지 공개 유형 중의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어떤 유형을 택하든 저작권을 활용하는 쪽에서는 저작물에 저작자 표시를 하도록 돼 있다.
이렇게 등록된 개인저작물은 1개월의 유예기간에 이용자들의 이의신청 등을 통해 검증한 뒤 전문인력이 저작권 권리를 파악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친 저작물은 공유저작물 사이트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일반 국민들의 저작권 공유 참여를 유도하고 공유 콘텐츠의 확보 등을 위해 국가, 단체, 기업 등에 국한되던 저작물의 기증을 개인으로 확대하게 됐다”며 “적극적으로 공유 콘텐츠를 발굴하고 유통함으로써 콘텐츠가 선순환돼 산업 전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방식의 시스템은 ‘개방’과 ‘참여’를 기반으로 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다수의 자원을 활용하는 이른바 ‘개방형 협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공유저작물 =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만료저작물, 저작권법에 따라 기증된 기증저작물, 일정한 조건으로 자유이용을 허락하는 CCL 표시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저작물, 공공기관이 창작하거나 취득해 관리하고 있는 저작물 등을 모두 합쳐 ‘공유저작물’이라고 부른다. 공유저작물 구축 건수는 2011년 3만6000건, 20112년 13만7000건, 2013년 21만7000건, 2014년 12월 현재 106만 건으로 4년 만에 30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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