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살리자>20代 실업률 환란뒤 최고… 채무조정도 급증

지난해 20대의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년실업이 심화하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20대도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이하 1∼11월 누적 기준) 20대 실업률은 전년(7.9%)에 비해 1.2%포인트 오른 9.1%를 기록했다. 이는 실업률 기준이 구직기간 4주로 바뀐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2014년 전체 실업률이 3.1%로 전년(3.5%)에 비해 0.4%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하면 20대 실업률 증가 폭은 3배에 달했다.

20대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2009년에 7.9%로 뛰었으나 정부의 각종 청년 고용정책에 힘입어 2010년 7.8%, 2011년 7.4%로 내림세를 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에 7.9%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1%로 치솟는 등 20대 실업 문제는 악화일로 상태다.

2000년 이전 기준인 구직기간 1주를 적용할 경우 2014년 20대 실업률은 8.1%로 외환위기 기간이었던 1999년(10.2%) 이래 최고 수준이다. 실업률에는 취업준비자나 구직단념자, 재학생 등이 제외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실제 취업을 못 한 20대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중 졸업유예신청자는 2011년 8270명에서 2014년 1만8570명으로 최근 4년 사이 1만 명 이상 늘어났다.

20대 실업자가 쏟아지면서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20대도 증가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3분기에 3개월 이상 연체자를 위한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20대는 1649명으로 전기대비 8.4% 늘어났다. 이는 전 연령층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취업 전망도 어두워 20대 실업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채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26.8%로, 확대하겠다는 응답(12.9%)의 배에 달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