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산업대, 일반대로 전환·통폐합 급증하는데 “교육質 제자리… 등록금만 비싸”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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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강점 경쟁력 확보 시급
대학구조조정 희생양될 수도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전문대와 산업대들이 비교적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4년제 일반대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등 오히려 기존의 장점만 잃어 대학구조조정에 불리할 것으로 전망돼 전문대, 산업대의 고유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대학교육연구소(KHEI)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대학생 수가 점점 감소하면서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전문대, 산업대 중 40개교가 일반대로 전환하거나 기존 일반대에 통폐합됐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3년간만 놓고 보면 14개교다. 예를 들어 전문대인 신흥대는 일반대인 한북대와 지난해 통폐합돼 새롭게 신한대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2012년에는 산업대인 한국산업기술대가 일반대로 학제를 변경했다.이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큰 원인인데, 앞으로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대 재적생 수는 2010년 76만7087명에서 지난해 74만801명으로 줄었고, 산업대는 같은 기간 13만3736명에서 6만82명으로 크게 줄었다. 산업대의 경우는 장점이었던 산학협력, 현장실습 등이 일반대에서도 확산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그러나 일반대 전환 혹은 통폐합 이후 학사는 2,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데 반해 커리큘럼이나 교육의 질은 제대로 개편하지 못하면서 학업기간과 등록금 부담만 높아졌다는 학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미 전문대학들은 2015학년도 입학정원을 한 학교당 평균 51.82명씩 감축했다. 교육부가 정원 감축에 가산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대에 비해 전문대와 산업대는 여러 지표에서 불리해 대학구조조정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전문대 관계자는 “준비 없는 일반대 전환보다는 전문대, 산업대만의 장점과 경쟁력을 살려 21세기에 맞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대학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