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완화’ 일괄타결 추진>지방반발 최소화가 성패 좌우… 보조금 상향 등 ‘파격 선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증·개축 안되는 연천군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일괄타결’을 추진하는 가운데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탓에 건물 증·개축이 불가능한 경기 연천군 청산면 초성리 시가지 모습이 스산하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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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끌면 완화 물거품
내년 총선 이전 조속 마무리

기업, 지방이전시 혜택 확대
세제감면 늘리기 등 협의중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풀면서 비수도권에는 별도의 인센티브(혜택)를 제공하는 ‘일괄타결(패키지) 전략’을 선택한 것은 지방 반발 최소화가 수도권 규제 완화 성패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4월이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올 연말까지 끌 경우 수도권 규제 완화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 지을 방침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28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함께 마련 중인 지방경제 활성화 대책에는 기업의 지방 이전 시 제공되는 각종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보조금 상향 조정, 규제 완화, 세제 감면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있을 것”이라며 “관계 부처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제도’를 통해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옮기거나, 지방에서 공장을 신설 또는 증설할 때 입지 및 설비투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의 공장이나 본사가 지방으로 옮길 때 법인세를 감면하는 제도도 운용 중이다.

정부가 비수도권에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강한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 완화가 번번이 실패했던 것도 지방의 반발을 수습할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도권 규제 완화 대책의 핵심인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신·증설 방안’의 경우 공업용지 조성을 6만㎡ 이하로 제한한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시행령, 기존공장 증설을 1000㎡ 이하로 제한한 산업집적활성화법(산집법) 시행령만 고치면 된다. 국회까지 갈 필요 없이 시행령만 개정하면 되는 만큼 정부는 지방 민심 확보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이 나오자마자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는 여·야 관계없이 ‘수도권 대(對) 비수도권’으로 나뉘어 극렬히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여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주호영 의원이 공동대표인, 14개 시·도지사와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지난 19일 수도권 규제 완화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서울 강서을) 새누리당 의원은 “역차별로 수도권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규제가 우리 경제 위기의 한 축이 되고 있다”며 “지방 의원들이 너무 지역주의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수도권 규제 완화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연말로 가면 내년 총선 준비에 돌입하기 때문에 수도권 규제라는 말조차 꺼내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 규제를 풀면서 동시에 비수도권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모두가 ‘윈윈’하는 정책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