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복지 논란 가열>어쩌려고… 경제활성화·구조개혁 ‘뒷전’

관광진흥법 등 2월 국회도 난항 예상

정치권을 중심으로 ‘증세’와 ‘복지’에 관심이 쏠리면서 정부가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경제 활성화’와 ‘구조 개혁’ 정책들이 자칫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경제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증세와 복지 논쟁이 그만큼 쉽게 답을 구할 수 있는 논쟁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경제는 성장 동력이 급격히 둔화 조짐을 보이고 소비자물가도 2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이어가 일본식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정치권 관심사가 ‘증세·복지’ 논쟁에 쏠리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올해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시한 방안은 구조 개혁, 창조경제, 내수 확대 등 3가지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월 12일 신년기자회견 내내 “올해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골든 타임”이라며 3가지 방안을 적극 추진해 줄 것을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증세냐 복지냐’를 둘러싼 논쟁이 정점에 달하면서 경제정책 주요 이슈도 순위가 바뀌는 분위기다.

5일 현재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민생안정 및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30개 가운데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12개가 계류 중이지만 여야 견해차가 워낙 큰 데다 정치권 관심이 온통 증세와 복지에 쏠리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 논의도 쑥 들어가버렸다.

이 때문에 증세와 복지 논쟁이 심화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부 대책도 추진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정치 논리에 경제 정책의 집행 우선순위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