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업종과 잇단 M&A ‘몸집 불리는’ 식품업계

하림, 해운사 인수 본계약… 진주햄은 맥주시장에 진출

식품업계가 최근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갈수록 정체되는 시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의 한 방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과 진주햄, 해태제과 등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M&A에 나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닭고기 유통업체로 유명한 하림그룹은 최근 법정관리 중인 팬오션(옛 STX팬오션)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두 달여 만에 실사 작업을 끝마치고 본계약을 체결해 사실상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인수 대금만 1조79억5000만 원에 이르고, 하림그룹은 8500억 원을 쏟아부었다.

햄·소시지 등 육가공업체인 진주햄도 최근 수제 맥주 제조회사인 ‘카브루(KA-BREW)’를 인수하고 크래프트 비어(소규모 수제 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카브루는 지난해 매출 42억 원을 기록한 수제 맥주 업체다.

제과업체인 해태제과와 삼립식품 등도 M&A에 나서고 있다. 해태제과와 삼립식품, 삼양식품 최대주주인 내츄럴삼양은 최근 냉동만두 제조업체인 ‘새아침’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매각 주관사에 각각 제출했다.

식품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자신의 업종과 직접 연관이 없는 기업들에 대한 M&A에 나서는 것은 내수 침체와 소비 부진 등으로 국내 식품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주햄은 육가공업체의 장점과 레스토랑과 카페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 맥주를 결합시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하림그룹 역시 해운회사인 팬오션의 물류망과 결합, 글로벌 곡물 1위 기업인 카길사와 같은 세계적인 곡물 메이저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