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부 2기 내각 출범>이완구 표결 ‘반란표’ 최대 14명… 與 내부복잡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인사 검증과 인준안 처리가 남긴 후유증이 간단치 않다.

여당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는 반란 표로 분열상을 노출했고, ‘충청 총리론’을 앞세운 충청 지역과 호남 지역이 대립하면서 소지역주의 양상을 드러냈다. 국민통합의 상징이어야 할 이 총리는 청문회 검증 과정에서 언론관이나 부동산 투기·병역면제 의혹 등으로 만신창이가 돼 책임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국민들로 하여금 ‘한국 정치가 아직은 여기까지구나’ 하는 자괴감을 주는 상황이다.

◇여권 이탈 표 최소 7표, 최대 14표 =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 표결이 끝난 후 여당 지도부의 표정에서 읽히듯 여권의 분열은 가볍지 않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무소속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까지 참석해 여권 성향 표는 총 157표. 새정치민주연합이 일치단결해 단 한 표의 누수도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새누리당에서 최소한 7표가 빠져나갔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여권 성향 표 전체를 감안하면 최소 9표가 이탈한 셈이다.

문제는 새정치연합 내 충청권에서 이탈 표가 발생했을 때다. 새정치연합 대전·충남 지역 출신 지역구 의원 숫자가 6명인데 이 중 공개적으로 “우리는 충청 총리를 뽑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총리를 뽑는 것”이라며 총리 인준을 반대한 공주 출신의 박수현 의원을 제외한 5명의 의원이 반란 표에 가담했다고 가정했을 때는 ‘9+5=14표’의 반란 표가 여당 내에서 일어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탈 표는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애써 둘러댔지만 당 지도부에는 적지 않은 충격인 셈이다.

◇충청·호남 갈등 새 현상 =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가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은 현역 국회의원의 프리미엄과 충청 출신이라는 덕을 봤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국회 인준 과정에서 서북(충청)과 서남(호남) 지역의 갈등 및 소지역주의의 발생은 큰 문제로 남는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지난 1월 26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호남 인사를 발탁했어야 한다”고 말해 지역감정 논란에 불을 붙였다.

지난 11일 국회 청문회장에 나온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이 “충청도에서 총리 후보가 나왔는데 계속 호남분들이 (문제를 제기)하잖아요”라고 말한 것도 소지역주의 형성에 일조했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이 충청 총리를 반대한다”며 지역감정을 한껏 자극하기도 했다.

◇책임총리제 행방 묘연 = 각종 인사 검증 과정에서 내각을 통할해야 할 이 총리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어 앞으로 국정 운영과 내각 운영을 어떻게 할지도 문제다.

이 총리는 내정 시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 총리가 되겠다”며 책임총리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지만 결과적으로는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상태에서 총리직을 시작하게 됐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