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사업주에 같은 액수 부가 처벌

체불 사업주에게 체불한 임금과 같은 금액의 부가금을 부과하는 등 임금체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마련된다.

고용노동부는 임금체불 예방을 위한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17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뒤 2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임금체불액은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13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도 2013년 26만7000명에서 2014년 29만3000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처럼 임금체불 피해가 늘고 있지만 체불 사업주에게 부과된 벌금 중 60%는 체불액의 30% 이하 수준에 불과했다. 벌금액이 체불액의 50% 이상인 경우는 6%에 그쳤다.

고용부는 임금체불 근절을 위해 상반기 내에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1년 중 4개월 이상 임금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않거나, 미지급 임금이 4개월 이상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체불액과 같은 금액의 부가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적인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이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경우 현재는 체불 사업주의 명단공개만 가능하지만 법 개정을 통해 해당 사업주의 임금 등 체불자료 일체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현재 퇴직·사망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게 돼 있는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급 이자’를 재직 근로자에게도 확대한다. 서면으로 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에게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했으나 이를 과태료 형태로 개선하기로 했다. 형사처벌인 벌금은 재판을 거쳐 형이 확정돼야 부과가 가능하지만 과태료는 행정처분으로 부과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체불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한 생계비·체당금 지원, 체불 사업주 융자사업 등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