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벌이다 “부모 구실도 못하면서…” 설 앞두고 아들이 아버지 찔러

아버지에게 “부모 구실도 못한다”고 대들다 결국 흉기까지 휘두른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말다툼을 벌이다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존속살해미수)로 김모(27)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6일 오후 10시 40분쯤 회사 회식을 마치고 금천구 시흥동 자신의 집으로 귀가한 뒤 “밤늦게 용돈을 많이 쓰고 다닌다”는 아버지의 핀잔에 화가 나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날 아버지로부터 질책을 받은 김 씨가 “평소 아버지 구실도 못했다”고 말대꾸를 하면서 다툼이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아버지가 자신에게 대드는 아들을 향해 뺨을 때리자 김 씨가 화를 주체하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술에 취한 김 씨는 흉기로 아버지 왼쪽 가슴과 왼쪽 팔뚝 등을 찔렀고, 옆에서 말리던 어머니에게도 부상을 입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 동포인 아버지는 한국으로 오기 10년 전 중국에서부터 술주정이 심해 가족들이 고생했다”며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순간적으로 주체하지 못해 터져 나왔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특별한 직업 없는 아버지 대신 경제적으로 가장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