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한다면서 툭하면 바꿔… 수능 바뀔때마다 교실 ‘멘붕’

교육부, 뚜렷한 대책 못 내놔

현재 고등학교 1, 2, 3학년이 각기 다른 수학능력시험을 보게 돼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교육과정의 변화 때문이다. 고교 3학년 학생들은 2007년 교육과정, 고교 1·2학년들은 2009년 수정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8월 취임하면서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하면서 고교 1·2학년들의 수능에도 변화가 오게 된 것이다. 수능 3년 예고제에 따라 미리 고시했지만 현재의 고교생들이 이 혼란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년별로 다른 수업을 하고 있다. 국어과목을 예로 들면 고교 3학년들은 국어, 화법과 작문 I과 II, 독서와 문법, 문학 I과 II를 배우고 있다. 고교 1·2 학년들은 국어 I과 II,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고전 등을 수업하고 있다. 영어의 경우 1·2학년이 다른 수준의 수업을 하고 있다. 비슷한 수업을 하고 있지만, 입시를 대비해 가르치는 교사와 배우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고교 교사는 11일 “일시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고교 3학년은 국어 A, B와 수학 A, B로 나뉜 수준별 시험을 보게 돼 있고 고교 2학년 학생들은 수준별 수능이 폐지돼 국어가 통합되고 수학이 문·이과로 나뉜 수학 I,II를 보게 되며 여기에다 한국사가 필수로 포함되는 데다 고교 1학년 학생들은 영어시험이 절대평가로 변경돼 혼란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수능의 문제점을 보완해 입시과목을 바꾸는 것이지만 3년 연속 바뀌게 돼 입시지도를 하는 교사들은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교생들이 재수나 삼수를 하게 되면 문제가 더 커진다. 현재 고교 3학년이 재수를 하게 되면 한국사를 필수로 다시 공부해야 하고 삼수를 하게 될 경우 영어 절대평가 방침에 맞춰 공부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준별 수능시험을 보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부담을 주는 것이어서 이를 개선한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부담을 낮춰 주는 쪽으로 수능제도를 개선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교육부담은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부총리도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답변에서 “여러 가지 입시제도가 매년 바뀌는 것이 아니라 3년이라는 말미를 두고 하다 보니 나타난 것”이라며 “전반적인 흐름은 (학생들의) 부담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