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꿈꾸는 두 지자체>‘몽마르트르’로 변하는 종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종(왼쪽) 종로구청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무계원을 찾아 부채만들기 강습에 참여하면서 구민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종로구청 제공

시인·화가 등 거주지로 선호
문화자원 많아 교육에도 도움

“‘한국의 몽마르트르’ 아시나요?”

서울 종로구가 올드 타운에서 새로운 문화예술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주거 선택 기준으로 문화예술 접근성이 강조되면서 장기거주 목적의 전입인구도 늘고 있다.

19일 구에 따르면 토박이를 중심으로 가구당 평균 거주 14.9년으로 서울 구청 중 ‘오래된 동네’로 분류되는 종로가 최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풍토를 타고 전입인구가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 인구증감은 2013년-1966명에서 2014년-592명으로 감소 폭이 준 데 이어, 올해는 플러스로 전환될 전망이다. 실제 다른 자치구에 비해 아파트 단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낙후된 곳이 많다는 인식 때문에 수년 전까지 전출인구가 많았으나 최근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거주민이 늘고 있다. 특히 시인이나 화가 등 예술가들이 자연환경과 교통, 문화적 풍요로움 등 장점에 반해 거주지로 선호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강남구에서 종로구 가회동 한옥으로 거처를 옮긴 신달자(71) 시인은 “삼청공원과 계동을 오가며 한국 문화가 살아있는 종로에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왔다”며 “실행에 옮겨 살아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종로가 이처럼 활력 공간으로 떠오른 가장 큰 배경은 한국의 몽마르트르로 불릴 정도로 문화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인 박노수 화백 가옥과 화업 등을 기증받아 운영하고 있는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의 경우, 하루 평균 420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100명 안팎인 서울시립미술관보다 훨씬 관람객이 많다. 한국 5대 궁궐 중 4곳이 위치한 데다, 시 문화재 1714개 중 442개(25.8%)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매력이다.

지난해 기준 초교 학급당 학생 수가 21.2명으로, 강남구(25.6명)나 양천구(24.8명)보다 적은 점도 젊은 엄마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남구 대신 종로를 찾아 이사 온 학부모 임옥선(여·46) 씨는 “학급당 학생 수도 적고 동네 사람들의 어울림이 좋다 보니 아이 교육상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