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국회의원 定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홍정기 / 논설위원

국회가 4월 임시회로 다가서고 있다. 국회법 제5조의2가 못 박은 임시회 일정대로라면 4월 국회는 오늘 1일부터 열어야 한다. 하지만 어쩌랴, 거기선 늘 말이 지나치게 앞서 변칙이 원칙을 압도해온 것을.

만우절 핑계 삼아 차병직 변호사의 책에서 ‘입법부’ 입담을 다시 찾아 읽어본다;

입, 입으로만

법, 법을

부, 부르짖지 마.

오는 7일부터 내달 6일까지 4월 국회를 열기로 한 지난달 16일의 여야 원내대표 합의만 해도 그렇다. 4·29 재·보궐선거를 의식해 집회일을 엿새 늦췄지만 퍽 짐스러웠을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도, 정치·선거 개혁 의제도 여간 버겁지 않다.

개헌 논의를 둘러싸고도 당장 개헌특위를 구성하자느니, 그리 서둘 일 아니잖으냐는 식의 채근과 어깃장이 안 봐도 비디오, 보면 가관이다. 감히 법으로 헌법을 뒤튼 하극상(下剋上)이 한두 번도 아니면서 뭘 또 그리 새삼스럽게들….

국회의원의 국무위원(장관) 내지 대통령특보 겸직도 적나라한 하극상 사례.

다들 잊다시피 한 국회의원 정수(定數)도 마찬가지다. 헌법 제41조 2항은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말끝 자르고 있다. ‘300인 이상이어선 안된다’고 새겨 읽어야 할 헌법의 금령(禁令)이다. 공직선거법 제21조 1항이 ‘의원 정수 299인’을 못 박은 것도 단 1인 더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는 역시 한 수 위였다, 본문은 그렇게 못 박아놓고는 단서 제3조(의원정수 특례)에서 2012년 4·11 제19대 총선에서는 그해 7월 1일 새로이 설치되는 세종특별자치시를 고려해 300인으로 한다고 비비 비틀었다.

‘위헌의 수 300’을 실은 헌법재판소가 바로잡았다. 지난해 12월 19일 통합진보당 해산과 동시에 소속 5인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함으로써 그 가운데 비례대표 2석은 되메울 길 자체를 아예 없앴다. 그래서 4·29 재·보선 이후에도 정원은 298인이다.

그런데…,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15일 “지역구 240인, 비례대표 120인, 계 360인으로 늘리자”고 했다. 의원 특권과 씀씀이를 줄이면 비용은 늘지 않는다지만 왜…, 내친김에 360인 아니라 630인쯤으로 더 늘리잖았을까. 그도 정개특위 한 멤버라니 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