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AIIB 가입 조급해 할 필요 없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에 대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31일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자민당 외교부회 아키바 겐야(秋葉賢也) 회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AIIB 가입과 관련해, 조직 운영과 융자심사제도 등 아직 우려가 남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일 보도했다.

또 아베 총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은 일본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언급, AIIB 가입을 둘러싼 미·중 신경전 속에서 마지막까지 미국과 뜻을 같이한 것을 하나의 외교 성과로 들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일본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자민당 내에서도 보다 면밀히 협의해 주길 바란다”며 주문했다.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1일자 사설에서 아베의 AIIB가입 ‘신중론’에 대해 “일본은 미국과는 달리 아시아 국가다. AIIB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는 구상을 마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신중’만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주요 국가 가운데 결국 일본과 미국만 남은 상황에서 시간을 끌기보다 창설 멤버로 설립에 참여해 조직을 만드는 데 관여하고, 일본의 제안이 반영되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朝日) TV도 “새 은행의 목적이나 조직 내 의결권의 분배 방법, 업무의 진행 방식 등 가장 중요한 내용이 정해지는 것이 설립 협정”이라며 “일본은 가입 교섭의 길을 스스로 닫아 버렸다”고 꼬집었다.

송동근 기자 sd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