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녀’ 이미지 굳어질까 걱정… 연기 위해 근육 키우고 살 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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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 배우 수현의 고민과 도전…

“할리우드 톱스타들처럼 스크린 안에서 자유롭게 놀아보고 싶어요.”

23일 개봉 후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웨던·어벤져스2)을 통해 ‘신데렐라’로 떠오른 배우 수현(사진)에게도 고민이 있다.

2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수현은 “이 영화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에게 내 이름을 알렸고, 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지만 ‘앞으로 더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며 “또 이번 작품에서 보여진 이미지 때문에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라는 편견이 생긴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인 ‘어벤져스2’에서 유전공학 분야의 천재과학자 닥터 헬렌 조 역할을 맡았다. 이 캐릭터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비롯해 헐크(마크 러팔로),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 호크 아이(제러미 레너) 등 어벤져스 군단을 치료하고 돕는 일을 한다. 등장하는 분량은 적지만 이야기의 핵심을 풀어내는 주요 캐릭터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큰 키(177㎝)에 지적인 외모를 갖춘 그는 슈퍼모델로 데뷔해 몇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한국에서 영화에 나선 적은 없다.

그는 “빨리 한국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며 “말하는 대로 된다고 해서 여기저기 다니며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님들이 ‘키가 커서 이런 역할은 안 어울릴 거야’ ‘차갑게 생겼어’ 등의 생각을 할까 봐 걱정된다”며 “사실 보여줄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벤져스2’에 캐스팅된 이후 여러 편의 한국 영화 출연 제의가 들어왔지만 미국 드라마 ‘마르코폴로’에 나가게 돼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이 드라마 시즌1에서 전사 카이두(릭 윤)의 딸로 출연한 그는 곧 시작될 시즌2에도 출연한다.

그는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이 드라마 작가들은 작품에 푹 빠져 산다”며 “나도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내기 위해 살을 찌우고 근육도 키웠다. 욕심을 내서라도 ‘아시아인이 저 정도면 됐지’가 아닌 모든 사람에게 만족을 주는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수현은 ‘어벤져스2’를 촬영하며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자유분방한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들은 연기를 할 때나 기자회견 때도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두려움이 있다면 절대 그렇게 못할 것”이라며 “그들을 보고 내 인생의 테마를 ‘프리덤(freedom·자유)’으로 정했다. 그렇게 나 자신을 하나하나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어벤져스3’편에도 출연하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일단 2편에서 살았으니 기대해 봐야겠다. 누군가 다치거나 새로운 적을 만들게 되면 헬렌 조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답하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