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패배 대응 놓고 내분… ‘文체제 = 총선 필패’ 확산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패배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재·보선 참패는 물론 패배 이후 대응 방식에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지면서 문 대표의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불안 및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당내 혼란과 대안 부재에 대한 우려 때문에 문 대표 사퇴론이 집단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어정쩡한 봉합’이 지속될 경우 집단탈당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넘어가는 것은 국민과 당원들이 동의하기 어렵다”며 “워크숍에서 혁신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사퇴가 능사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지만, 사퇴의 뜻을 접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 최고위원은 전날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 분란의 목소리가 나왔을 때는 결속과 단합이 중요한 구호가 될 수 있지만, 호남 민심은 새정치연합 내부가 단합이 안 되고, 결속이 안 됐기 때문에 떠난 것이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만나 보면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 의원들도) 걱정과 우려를 넘어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패배에 대한 대응 방식은 문 대표에 대한 실망감을 더 키우고 있다. 지도부와 상의를 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선거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점은 당 시스템이 아니라 비선에 의지하는 문 대표의 모습을 또다시 확인시켜줬다는 지적이 많다. 내용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 역시 많다. 또 의총 결론이 ‘분열하지 않고 단결하자’로 나온 것은 당내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이나 사퇴론을 잠재우기 위한 용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문 대표 개인의 전략적 역량이나 현 지도부의 인적 구성을 봤을 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서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방향으로 당을 끌어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데 상당수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수도권 의원은 “친노(친노무현) 측근들만 있고, 공식 시스템이 없다”며 “당 운영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말을 못 하는 것을 보니, 문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정치 세력화에 나설 경우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상당한 동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나름의 결론이 서게 되면 대안의 길을 모색할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본다”며 탈당 규모가 수십 명 수준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