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사업용 토지 중과세 “거래·세수만 줄어 폐지해야”

“투기억제 취지 무색해져 日처럼 장기보유 혜택을”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은 개별소비세 계속 운영을”

투기 수요 억제를 취지로 8년째 적용 중인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부담스러운 수준의 세금 부과 정책이 실효가 없으므로 폐지하고, 장기보유분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박성욱(세무관리학) 경희대 교수는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14차 한·중 세무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부동산 양도소득세제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은 2007년 1월부터 토지 투기에 대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취지로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분부터 보유기간에 따라 개인의 경우 양도차익에 40~60%, 법인은 10~30%(미등기는 40%)의 세율을 곱해 중과세를 해왔다. 내년 이후에는 개인의 경우 양도차익에 40%의 세율을 곱하거나 일반 누진세율에 10%를 추가한 세율 중 더 높은 것을 적용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도입 당시 부동산 투기 수요 억제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이란 정책 목적과 달리, 도입 이후 부동산 거래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고 부동산의 투기 수요를 양도차익에 대한 중과세로 줄일 수 있을지 정책의 효과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비사업용 토지 투자에 대한 세후 수익률을 낮출 경우 정책 의도와 달리 투기 수요자가 투자를 줄이는 의사결정에 앞서, 해당 토지 보유자가 과중한 세금 부담을 우려해 매도를 유도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한 고려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비사업용 토지 중과세 제도 도입으로 2006년에 101만5000필지, 면적으로는 29억8200만㎡이던 전국 부동산 거래 규모는 2013년에 각 74만1000필지, 14억 400만㎡로 두드러지게 줄었고 세수도 감소했다.

박 교수는 “중과제도를 없애고 일본처럼 자산의 용도별 구분이 아닌 사용기간별 구분을 통해 오래 보유한 자산에 대해서는 세제혜택 공제 방식으로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며 “자산의 장기보유를 유도해 생산적인 방향으로 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정지선(세무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개별소비세로 통합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과거처럼 목적세로 되돌리지 말고 개별소비세로 운영하고, 새로운 환경세제인 탄소세를 도입해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