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 공소시효’ 내달 폐지…미제사건 수사 탄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04년 10월 27일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여대생 실종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당시 화성경찰서 직원들이 같은 해 12월 13일 유골이 발견된 화성 보통리 야산에서 현장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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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국 미제 살인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오는 8월 초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공소시효가 다가와 영구 미제사건이 될 뻔했던 살인사건의 범인을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7년 말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15년에서 25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개정안 공포로 8월 초부터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2000년 8월 이후의 미제사건은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2003년 11월 경기 포천시의 여중생(15)이 실종된 지 3개월여 만에 소흘읍의 한 배수로에서 알몸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도 공소시효에 구애받지 않고 범인을 추적할 수 있다.

2004년 10월 화성시 와우리 공단 인근 야산에서 실종 46일 만에 유골 상태로 발견된 여대생(21) 살인사건도 물증과 목격자가 없어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상태다. 2006년 7월 서울 영등포 성산대교 인근 노들길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알몸 살인사건’도 서울지역의 대표적 미제사건이다.

충청권에서는 2001년 12월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강도 살인사건’과 2006년 대덕구 송촌동 ‘택시기사 살인사건’ 등이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2004년 5월 3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충남 서천군 ‘카센터 방화 살인사건’과 2005년 3월 충북 영동군의 ‘노부부 살인사건’ 등도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강원권에서는 2005년 8월 ‘양구 전당포 노부부 살인사건’과 같은 해 11월 ‘강릉 50대 초등학교 여교사 피살사건’, 2006년 3월 ‘동해 20대 학습지 여교사 살인사건’ 등 2001년 이후 최근까지 16건의 수사가 답보 상태다.

영남지역에서는 2001년 12월 대구 남구 봉덕동 ‘총포사 강도살인 사건’과 2002년 3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여중생 살인사건’, 2004년 10월 진주시 칠암동 ‘모텔 20대 여성 살인사건’, 2008년 1월 양산시 동면 내송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등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호남지역도 2000년 8월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과 전남 나주시 ‘간호사 알몸 살인사건’을 비롯해 2001년 2월 나주시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2004년 9월 광주 북구 용봉동 ‘여대생 테이프 살인사건’ 등도 현재까지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한편 경찰청은 살인사건 공소시효 폐지를 계기로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인원을 50명에서 72명으로 늘려 수사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전담 인력이 부족한 데다 장기간 수사에서도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범인 검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청주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