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韓流 축제’ 5만 인파… 英 심장 ‘KOREA’ 새기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오후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열린 ‘한국문화관광대전’행사의 전통무용 공연. 외국인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고,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예쁘다’라는 한국말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트래펄가광장 ‘한국문화관광대전’…‘다국적 관광객’ 열광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은 몰랐습니다.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려고 준비했던 태극문양 부채 2500개가 10분도 채 안 돼 다 나가고, 한식판매 부스에서는 2시간 만에 밥이 동났습니다. 행사 도중 영국 경찰이 일시적으로 관람객 입장을 통제했을 정도입니다. 영국인들도 ‘트래펄가 광장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건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두르더군요.”

9일 오후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열린 ‘한국문화관광대전(2015 런던 코리안 페스티벌)’에 5만여 명의 런던 시민들과 런던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자 김갑수 한국관광공사 해외마케팅실 구미팀장은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행사는 특히 K-팝 공연 위주가 아니라, 전통무용과 국악, 한식, 한복 등 이른바 ‘K-스타일’을 망라한 프로그램을 선보인 행사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김 팀장은 “K-팝 팬 등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의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알린 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성과”라며 “세계적인 관광지인 런던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등 관광 소비자들을 상대로 가장 효율적인 ‘문화 발신(發信)’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는 개막 이전부터 바리케이드 뒤에서 개막을 기다리던 K-팝 팬들도 적잖았지만, 행사장 부스에서 산 김밥을 맛보는 중년의 프랑스인, 공연장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 프로축구팀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영국인 청년, 13세 아들과 점심으로 삼겹살을 먹고 행사장을 찾은 영국인 부자 등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연령대 관람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국여행 상품을 파는 영국 현지 여행사의 부스는 행사 내내 이런 관람객들로 붐볐다. 한국문화관광대전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격감하자, 방한 시장 회복을 위한 이른바 ‘100일 작전’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가 주축이 돼 주영한국문화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럽사무소 등이 함께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했다.

행사는 광장 중앙 무대에서의 공연과 함께 광장 외곽에 설치한 부스에서의 체험행사로 진행됐다. 걸그룹 ‘에프엑스’와 밴드 ‘국카스텐’ 등의 무대공연의 열기가 가장 뜨거웠지만 한국 음식을 시연하거나 전통 복장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부스의 인기도 못지않았다. 한국산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을 소개하는 부스와 과자 등 한국 간식을 판매하는 부스 등에도 줄이 길게 이어졌다. 한국 기업들도 광장에 전시장을 운영하고 힘을 보탰다. 현대·기아차는 광장 가장 높은 쪽에서 자동차를 전시했고, LG전자도 가전제품을 전시했다. 이날 행사를 진두지휘한 차창호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장은 “런던 시민과 런던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다음번 관광목적지로 ‘한국’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이번 행사의 목표”라며 “관람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서 이들을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도록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런던=글·사진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