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비례제, 특정정당에 인위적 할당일 뿐”

“오픈프라이머리 시간상 제약
국민참여 높지 않을 경우엔
자칫 정당의 잔치로 끝날수도”

선거제 개편 효과에 부정적

여야가 공천 및 선거 제도 개편을 놓고 대립 중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실제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기대만큼 지역구도 완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픈프라이머리는 국민잔치가 아니라 ‘정당잔치’로 끝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이 공허한 공천 및 제도 개혁에 매달리지 말고 선거구 획정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는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바른사회시민회의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주최한 ‘표류하는 선거구획정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는 국민의 참여가 높지 않을 경우엔 명목만 국민경선이지 실질적으로 정당의 잔치가 돼 버린다”면서 “국민경선이 성공할 수 있는 전제조건인 국민의 참여율이 실제 선거에 못지않게 높아야 하지만 현재 한국은 그런 전제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한수(정치학) 건국대 명예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 “모든 후보자가 자신을 알리고, 모든 유권자는 모든 후보자를 알고, 유권자가 후보자를 비교·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이런 절차가 없으면 오픈프라이머리는 기득권자의 레드카펫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준한(정치외교학) 인천대 교수도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엔 시간상 제약이 크다면서 사실상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장 교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특정 지역의 비례대표 의원을 포장한 것으로 지역주의 완화 명분은 허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 교수도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시도별로 특정 정당에 비례대표 의원을 인위적으로 할당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인영(정치행정학) 한림대 교수는 “전국구 비례대표든 권역별 비례대표든, 비례대표제의 핵심적 문제점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보이고 있는 이념적 편향성”이라며 비례대표제 자체의 무용론을 주장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