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in 추석>‘퀴담’ 아찔 곡예… 상상과 조우, ‘형제…’ 가족 얘기… 추억과 재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 사진부터 여신님이 보고 계셔, 형제는 용감했다, 퀴담, 인 더 하이츠,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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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따뜻한 음악, 감동적인 스토리로 무장한 뮤지컬이 대거 개막했다. 나름 의미 있는 공연이 많다. 처음 내한하는 오리지널 팀, 6년 만에 다시 찾아오는 팀, 여기에 첫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을 시작하는 브로드웨이 인기작과 꾸준히 재공연을 이어가며 사랑받는 순수 창작 뮤지컬도 여럿 포진했다.

대체 휴일까지 길어진 연휴. 온 가족이 함께 공연장으로 나서보는 건 어떨까. 선택이 힘들다면 추천 뮤지컬 8편(서커스 1편 포함)의 특징과 출연 배우, 관람 가능 연령 등을 살핀 후 간만에 가족 투표라도 해 보는 건 어떨까. 퀴담을 제외한 7편 모두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티켓 1+1’ 지원사업에 선정돼 있기 때문에, 더욱 저렴하게 관람이 가능하다. 1+1 예매는 인터파크에서만 가능하다.


오리지널 팀 - 원스, 로미오와 줄리엣, 퀴담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원스’가 지난해 한국어 라이선스 초연에 이어 이달 22일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선보였다. 원스(2006, 감독 존 카니)는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독립 영화로,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 파는 체코 이민자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의 시간을 다룬다. 아름다운 음악이 백미로, 국내외에서 ‘작은’ 영화 신드롬을 일으켰다. 뮤지컬은 2012년 브로드웨이 진출 후 평단과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오케스트라 없이 ‘액터 뮤지션(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와 춤,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12명이 함께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하모니가 일품.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이프 유 원트 미(If you want me)’ 등 주옥같은 넘버(삽입곡)들은 한국팬에도 친숙하다. 7세 이상, 샤롯데씨어터, 11월 1일까지. 1544-1555

브로드웨이(미국), 웨스트엔드(영국)와 차별화된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을 또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시적인 가사,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오리지널 팀이 6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왔다. 지난 12일 개막한 이 뮤지컬은 동명의 셰익스피어 소설 속 화려한 문체 위에 프랑스적 감성을 덧입혔다. 국내 프랑스 뮤지컬의 팬층을 공고히 했다는 평을 받는다. 2001년 프랑스 초연 후 전 세계 18개국 6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매료시켰다. 7세 이상,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10월 11일까지. 02-541-6236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면 자막을 읽어야 하는 오리지널 뮤지컬보다 서커스가 낫다. 1996년 초연 이후 20여 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캐나다 극단 ‘태양의 서커스’의 ‘퀴담’이 지난 11일 개막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어떤 작품이든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지시키는 규정이 있어서, 퀴담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익명의 행인’이라는 뜻의 퀴담은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소녀 ‘조’가 우산을 쓰고 등장한 행인을 만난 뒤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고, 그곳에서 다양한 캐릭터들과 만난다는 이야기다. 조가 보는 낯선 세계가 바로 무대 위에 펼쳐지는 것. 아슬아슬한 곡예뿐 아니라, 탁월한 라이브 밴드의 연주, 아름다운 의상, 그리고 현대무용 같은 세련된 춤 등 왜 퀴담이 ‘예술 서커스’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전체 관람가,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11월 1일까지. 02-541-6236


창작 뮤지컬 - 형제 …, 여신님 …, 공동경비구역 …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3년 만에 만난 두 형제가 안동 종갓집의 유산과 미모의 여인 오로라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파란만장한 이야기. ‘김종욱 찾기’의 장유정 연출과 장소영 음악감독 콤비의 대표작 ‘형제는 용감했다’는 한국적인 소재를 코믹하고 세련되게 버무렸다.

번번이 사업에 실패하는 철없는 종갓집 종손 석봉 역에 개그맨 정준하, 명문대 출신이지만 욱하는 성격을 가진 동생 주봉 역에는 그룹 보이프렌드의 동현이 출연해 더욱 눈길을 끈다. 7세 이상,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11월 8일까지. 1666-8662

2012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을 수상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 역시 쏟아지는 대형 라이선스 홍수 속에서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창작 뮤지컬이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 뮤지컬’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29일까지 전석 40% 할인을 비롯, 5인 이상에는 50% 할인 혜택을 주는 ‘추석연휴 삼삼오오 할인’을 진행하니 눈여겨 볼 것. 11세 이상,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10월 11일까지. 1544-1555

2014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극본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로, 박상연의 소설 ‘DMZ’를 원작으로 한다. ‘분단’과 ‘형제애’라는 소재를 묵직한 감성으로 풀어냈다.

대사와 장면을 보완해 초연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돌아왔으며, 이건명, 김승대, 정상윤, 홍우진 등 실력 탄탄한 배우들이 출연해 주목된다. 13세 이상,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12월 6일까지. 02-749-9037


라이선스 초연 - 신데렐라, 인 더 하이츠

흥행파워 엄기준을 비롯해 양요섭(비스트), 산들(B1A4), 켄(빅스) 등 인기 아이돌 멤버가 대거 캐스팅돼 화제가 된 신데렐라는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이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지난 13일 한국어 라이선스 초연을 시작한 이 뮤지컬의 백미는 동화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마법’. 신데렐라가 빙그르르 돌자 정말로 누더기가 드레스로 바뀐다. 동화를 확장·각색한 스토리도 포인트. 신데렐라는 우연히 구두를 흘리는 게 아니라, ‘굳이’ 왕자에게 던져주고 가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신데렐라 역은 안시하, 서현진, 윤하, 백아연이 번갈아 맡는다. 7세 이상, 충무아트홀 대극장, 11월 8일까지. 1544-1555

인 더 하이츠는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애환을 유머로 승화한 작품이다. 랩, 힙합, 스트리트 댄스 등 실험적 도전으로 제62회 토니상 최우수뮤지컬상과 2009년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했다. 지난 4일 시작한 한국어 초연에는 신데렐라 못지않은 스타들이 총집합했다. 주인공 우스나비 역에 양동근, 정원영을 비롯해 키(샤이니)와 장동우(인피니트)가 동시 캐스팅됐다. 7세 이상,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11월 22일까지. 1588-5212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